일부 보수층 “외국인 도시” 반발…한인사회도 민간 개발업체 선정 표류에 피로감
조지아주 한인타운의 핵심으로 알려진 옛 귀넷플레이스몰 재개발 사업이 일부 보수 성향 정치인과 주민들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조지아 배터리 공장의 불법 이민자 고용 의혹을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신고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던 토리 브래넘(Tori Branum)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귀넷플레이스몰 재개발 계획을 소개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브래넘은 지난 5월 공화당 연방하원 후보 경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한 인물로, 현대차-LG 공장 신고 주장은 애틀랜타 K가 단독 보도한 바 있다.
브래넘의 게시글과 댓글에는 “글로벌이라는 명칭 자체가 문제”, “15분 도시”, “섹션8”, “무슬림 커뮤니티”, “한인들 배만 불린다”는 식의 반응이 이어졌다. 이는 귀넷플레이스몰 재개발이 단순한 부동산 개발 사업을 넘어, 귀넷카운티의 다문화 변화와 한인타운 확장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한인사회 내부의 시각은 이와 다르다. 일부 보수층이 “한인들이 이익을 본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정작 한인 상인과 주민들 사이에서는 “계획만 있고 실제 진전은 없다”는 피로감이 적지 않다.
카운티가 부지를 매입하고 ‘글로벌 빌리지’ 구상을 발표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핵심 단계인 민간 마스터 개발자 선정 결과와 착공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귀넷카운티는 옛 귀넷플레이스몰 부지를 대규모 복합개발지로 바꾸는 ‘글로벌 빌리지’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 지역은 둘루스 한인타운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메가마트를 비롯한 한인·아시안 상권이 밀집한 곳이다.
한인사회에서는 이 사업이 낡은 쇼핑몰과 주변 상권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로 기대돼 왔다. 그러나 부지 매입과 마스터플랜 발표 이후에도 눈에 띄는 공사 진전은 없고, 민간 개발자 선정 결과도 아직 확인되지 않아 기대보다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
◇ 1980년대 대표 쇼핑몰, 지금은 대부분 공실
귀넷플레이스몰은 1980년대 귀넷카운티의 급성장기와 함께 문을 열었다. 한때 메트로 애틀랜타 북동부의 대표 쇼핑몰로 기능했지만, 소비 패턴 변화와 온라인 쇼핑 확대, 백화점 철수 등으로 쇠퇴했다.
귀넷카운티는 공식 자료에서 이 부지가 I-85고속도로와 개스사우스 디스트릭트, 맥대니얼 팜 파크 등 주요 거점과 가까운 중앙 입지에 있어 재개발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하고 있다.
카운티는 재개발을 통해 몰 부지뿐 아니라 주변 상권에도 변화를 만들고, 주민과 기존 사업체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이미 조성된 상업지역의 토지 이용을 개선하고, 부동산 가치와 경제활동을 높여 장기적으로 재산세와 판매세 수입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카운티·URA, 옛 몰 부지 대부분 확보
귀넷카운티 도시재개발청(URA)은 2020년 옛 귀넷플레이스몰 부지 39에이커 매입 계획을 발표했고, 2021년 4월 매입을 완료했다.
이후 카운티는 주민 의견 수렴을 진행했고, 2022년 8월 귀넷플레이스몰 공정 재개발 계획을 채택했다.
2023년 2월에는 ‘글로벌 빌리지’ 개념이 담긴 귀넷플레이스몰 활성화 전략을 승인했다. 이 전략은 귀넷카운티와 귀넷플레이스 커뮤니티개선지구(CID), 애틀랜타지역위원회(ARC)의 리버블 센터스 이니셔티브(LCI) 프로그램을 통해 마련됐다.
URA는 2024년 11월 메이시스 백화점과 가구점 부지 매입을 완료했다. 2025년 9월에는 옛 시어스 부지 11.5에이커 매입을 승인했다.
카운티에 따르면 시어스 부지 매입이 2025년 10월 마무리되면 귀넷카운티와 URA는 옛 몰과 주변 부지 총 87.5에이커를 보유하게 된다.
현재까지 공개된 주요 부지 매입액만 합쳐도 약 5100만달러에 이른다.
귀넷카운티 도시재개발청(URA)은 2021년 옛 몰 부지 39에이커를 약 2300만달러에 매입했고, 2024년 메이시스 백화점과 가구점 부지를 1650만달러에 사들였다.
2025년에는 옛 시어스 부지 매입에 1150만달러를 승인했다. 이들 매입은 민간 개발사의 직접 투자 방식이 아니라 URA가 발행한 수익채권을 통해 조달됐으며, URA와 카운티의 승인 절차를 거쳐 진행됐다.
이는 옛 귀넷플레이스몰 부지의 90%에 해당한다.
◇ 2025년 9월 이후 공식 업데이트 없어
문제는 그 다음 단계다.
귀넷카운티는 2025년 9월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회사 CBRE와 함께 귀넷플레이스몰 재개발을 맡을 민간 마스터 개발자를 찾기 위한 전국 단위 제안요청서(RFP)를 공개했다.
카운티는 “선정된 개발자의 계획이 구체화되면 프로젝트 일정에 대한 추가 세부사항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식 웹사이트에는 2025년 9월 이후 마스터 개발자 선정 결과나 구체적 착공 일정에 대한 새로운 업데이트가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최신 단계는 “마스터 개발 파트너를 찾기 위한 절차가 시작됐다”는 수준이다. 실제 개발자의 계획이 확정되고, 착공 시점과 사업 범위가 구체화되기까지는 추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 한인사회도 “언제 시작되나” 회의감
귀넷플레이스몰 일대는 현재 메트로 애틀랜타 한인타운의 중심 상권 가운데 하나다. 둘루스와 스와니, 노크로스, 로렌스빌로 이어지는 한인 상권의 핵심축에 있으며, 주변에는 한국 식품점, 식당, 병원, 법률·회계 사무소, 교회, 학원 등이 밀집해 있다.
한인사회와 아시안 커뮤니티 입장에서는 이 지역 재개발이 상권 활성화, 치안 개선, 보행환경 개선,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인 사업체와 부동산 소유주, 전문직 서비스 업계도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한인사회 내부에서도 “사업이 실제로 언제 시작되느냐”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
카운티가 부지를 확보하고 장기 비전을 제시했지만, 민간 개발자 선정과 구체적 착공 일정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제한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일부 한인 상인들은 재개발 청사진 자체에는 기대를 걸면서도, 프로젝트가 수년째 준비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낡은 쇼핑몰과 주변 주차장, 빈 점포 문제는 여전히 눈에 보이는 현실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 ‘수혜자’보다 ‘기다리는 이해당사자’
일부 보수층 댓글에서는 귀넷플레이스몰 재개발로 “한인들이 돈을 벌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현재 단계에서 한인사회가 이미 개발 이익을 얻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스터 개발자 선정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고, 실제 건설도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인사회는 이 프로젝트의 확정된 수혜자라기보다, 장기 계획이 실제 지역 개선으로 이어질지 지켜보는 이해당사자에 가깝다.
귀넷카운티가 이 사업을 앞으로 어떻게 추진할지는 한인타운의 미래와도 직접 연결된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화려한 조감도나 장기 비전이 아니라, 민간 개발자 선정 여부와 착공 일정, 주거·상업·교통 계획에 대한 구체적이고 투명한 설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