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무더기 해킹, 민주당 인사만 집중 공격

‘트럼프에 반기’ 베이조스·카니예 웨스트 등 피해

“대선 앞두고 민주당 타격-교란 목적일 수도” 주장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미국 유명인사들의 트위터 계정이 15일 무더기로 해킹당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왜 하필 이들이 목표가 됐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잡지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이번 해킹이 비트코인 사기극을 위장했지만 민주당에 타격을 주는 것이 의도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해킹을 당한 사람들 중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같은 민주당 정치인뿐 아니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도 포함됐다.

◇ 트럼프 앙숙 베이조스, 대선 출마 소동 웨스트 포함

오바마와 바이든을 제외한 이들의 공통점은 민주당 성향의 인사라는 점이다. 특히 베이조스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또 가수인 카니예 웨스트는 원래 트럼프 대통령 열성 지지자였지만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처 방식을 비난하며 최근에 지지를 철회했다. 그 후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깜짝 선언을 했다가 취소했다. 당시 머스크 CEO는 “출마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사이버보안 전문 기자인 패트릭 하월 오닐은 MIT 기사에서 “트위터에서 가상화폐 사기는 오래된 것이지만 이렇게 많은 저명 인사들의 계정 해킹이 한꺼번에 일어난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킹을 막기 위해 트위터가 모든 트윗을 30분 가량 중단하는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보였고 일부 비밀번호 재설정 시도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몇몇 해킹 피해자들은 계정을 보호하기 위해 다단계 인증을 사용하지만 보안 기능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 “비트코인 사기극 위장한 민주당 인사들 위협”

해킹당한 이들 유명인사들의 계정에는 특정 암호화폐 계좌로 비트코인을 보낼 경우 보낸 금액의 2배를 되돌려주겠다는 글이 올라와 거금이 송금됐다.

오닐 기자는 하지만 “얼핏 보면 해킹이 비트코인 사기극의 일환인 것처럼 보이지만, 또 다른 동기가 있을 수 있다”고 보았다. 다른 이의 계정에서 마음대로 트윗을 보낼 수 있는 해커라면 누구나 그 계정의 사적인 메시지를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스캠(사기)이 목적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오닐 기자는 “이번 사건은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선거 진영, 민주당 전국위원회 이메일이 러시아 정부 해커에 의해 유출된 것과 맥을 같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위터에서 가장 유명한 사용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이번 해킹의 목표가 대선을 앞둔 민주당 인사들의 교란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유명인사 초유의 동시다발 해킹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