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미국의 낙태 피난처 되겠다”

병원·낙태 옹호론자 등 주 정부에 권고…주지사도 “피난처 될 것”

미국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제한하려는 움직임 속에 캘리포니아주가 8일 ‘낙태 피난처’가 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낙태가 금지될 경우 낙태를 원하는 다른 주 주민에게 시술을 제공하고 여비나 숙박까지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40개가 넘는 낙태 시술 병원과 낙태 옹호론자, 낙태 찬성 주의원 등으로 구성된 ‘캘리포니아 낙태의 미래 위원회’는 이날 주 정부에 이런 내용의 낙태 피난처 계획을 권고했다.

캘리포니아는 이미 지금도 다른 주에서 오는 낙태 희망자들을 상대로 시술을 해주고 있다. 피난처 계획은 여기에 보태 기름값 같은 여행 비용, 숙박, 교통, 보육 서비스 등을 지원하라고 권고했다.

또 낙태 시술비를 감당할 수 없는 환자에게 시술을 제공한 병원에 비용을 변제해달라고 의원들에게 요청했다.

연방대법원은 최근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대부분 금지하는 미시시피주 법에 대한 심리를 시작했다. 또 사실상 낙태를 전면 금지했다고 평가되는 텍사스주의 낙태 금지법에 대해서도 변론을 청취하기로 했다.

언론들은 미시시피주 법에 대한 결정이 내년 6월께 나올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대법관의 3분의 2가 보수 성향인 점 등을 들어 낙태권을 제한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에서 이념 성향을 가르는 큰 잣대의 하나인 낙태는 1973년 ‘로 대 웨이드’로 불리는 기념비적 판결에 따라 법적으로 보장돼 왔다. 태아가 자궁 밖에서도 혼자 생존할 수 있는 임신 22∼24주 이전에는 낙태를 허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법원이 이를 뒤집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 경우 거의 절반인 24개가 넘는 주가 낙태를 금지할 태세다.

뉴섬 주지사는 다른 주에서 낙태하려는 환자들이 캘리포니아로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피난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낙태를 지지하는 연구소 굿마커 인스티튜트는 ‘로 대 웨이드’가 뒤집힐 경우 낙태를 원하는 여성 약 130만명이 추가로 캘리포니아를 찾을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