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GC “버림받은 입양인들에 시민권을” 입법추진

연방의회 상대로 입양인 시민권법 통과 활동 나서

미국 최대 한인 유권자 단체가 무국적 입양인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기 위한 입법 활동을 본격화한다. 버림받은 입양인의 다수가 한인이라는 점에서 관련법 제정 여부가 주목된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8일 뉴저지주 포트리 사무실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하고 ‘입양인 시민권 법안’ 통과를 위해 연방의회를 상대로 시민 로비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내년 1월 11∼13일 워싱턴DC에서 연례 KAGC 전국 콘퍼런스를 2년 만에 열어 입양인 법안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방침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1970년대까지 한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많은 입양아를 받아들였으나, 그중 상당수 가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시민권 취득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945∼1998년 해외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사람 중 2만5천∼4만9천 명이 시민권을 얻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무국적 입양인 문제가 심각해지자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입양 가정의 부모 중 최소 한 명이 미국 시민일 경우 입양아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의 ‘소아시민권법’이 통과됐다.

그러나 적용 대상을 법 제정일(2001년 2월) 기준 만 18세 미만으로 제한한 탓에 이미 성인이 된 수많은 입양인은 여전히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못하고 고통받는 실태다.

따라서 이번 법안은 소아시민권법 제정 당시 성인이 됐던 해외 출신 입양인에게도 “자동적으로 소급해서” 시민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KAGC는 입양인권리캠페인, 홀트인터내셔널과 함께 ‘입양인 평등을 위한 전국 연대'(NAAE)라는 연합을 출범시켜 20여 개 단체와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대표는 “공화당이 입양인 국적 문제를 이민 현안으로 보게 되면 통과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민이 아닌 인권 문제라는 점을 내세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극화한 미 정치 지형을 고려할 때 한인 유권자들이 많이 사는 민주당 의원들 위주로만 입법 로비를 할 경우 공화당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공화당 지지 의원 확보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연합뉴스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