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CIA 요원, ‘모국’에 기밀 팔다 덜미

최근 3년간 4번째 ‘차이나커넥션’사건…”국가 배신행위”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이 중국에 10년 넘게 민감한 국방 기밀을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알렉산더 육 칭 마(67) 전 요원은 중국 정보기관에 CIA 직원 명단과 기밀을 주고 공작금으로 수만 달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고 CNN 방송이 17일 보도했다.

홍콩 태생이면서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마는 이달 초 중국 정보기관 소속으로 신분을 숨긴 연방수사국(FBI) 요원을 만나 “모국의 성공을 원한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는 지난 14일 체포됐으며, 하와이 연방 법원에 18일 처음 출석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1982∼1989년 CIA에 근무했으며, 2001년 기밀을 넘기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공판 기록을 근거로 CNN이 전했다.

당시 마는 홍콩의 한 호텔에서 중국 정보 요원 5명과 만났으며, 현금 5만 달러(약 6천만원)를 건네받는 장면이 영상으로 포착되기도 했다.

마는 CIA 근무 후 중국 문서 번역 요원으로 FBI 하와이 지부에 재입사했다.

여기서 다시 기밀 정보를 접하게 된 마는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민감한 자료를 촬영한 뒤 중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의 85세 친척도 전직 CIA 요원으로서 간첩 활동에 가담했지만, 중증 인지 장애를 앓고 있어 기소되지는 않았다.

존 데머스 미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성명에서 “중국의 간첩 활동 역사는 매우 오래됐다”면서 “애석하게도 일부 전직 정보 요원들이 동료와 국가를 배신하고, 권위주의 공산 정부인 중국을 지지하기 위해 자유·민주의 가치를 버리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이 국가 기밀을 빼내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양국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법무부는 지난 3년 동안 이번 사건 외에도 전직 미국 정보 요원이 중국에 기밀을 넘긴 3건의 간첩 활동을 적발했다.

연합뉴스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