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앨라배마 현대 공장 방문

회장 취임후 첫 해외 출장지로 미국 선택…북미 판매 전략 점검

북미 실적 호조에 임직원 격려…전기차 현지 생산 여건도 검토

제네시스 GV80 타고가다 사고난 타이거 우즈와 회동 가능성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출장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주말 전용기를 이용해 일주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LA 현대차 미국판매법인과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 등을 둘러봤으며 이르면 24일 귀국할 예정이다.

최근 현대차·기아가 북미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제네시스를 앞세워 판매 호조를 보인 만큼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고 미국 판매 전략을 재검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출장을 자제해 온 정 회장이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미국 출장길에 오른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며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등의 미국 내 투자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등을 검토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정부 기관이 가진 약 44만대의 공용차량을 모두 미국산 전기차로 교체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 내에 전기차 생산 공장이 없는 현대차와 기아는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향후 미국 시장 공략에 현지 전기차 생산 공장이 관건인 만큼 정 회장이 직접 나서 아이오닉 5 등의 전기차 현지 생산과 공장 증설 여부 등을 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출장길에서 정 회장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만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타이거 우즈는 지난 2월 LA 인근에서 제네시스 GV80을 몰고 가다 차량 전복 사고로 두 다리를 심하게 다쳐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우즈는 사고 직전 현대차 후원으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대회 주최자로 LA를 방문했고, LA 체류 기간에 현대차로부터 GV80을 빌려 이용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총수 일정에 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19년 미국 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대회 협약식에서 함께 기념 촬영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현대자동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