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중심 확산이라 그나마 다행?”

파우치 “감염자 평균 연령 몇달 사이 15세 어려져”

사망-후유증 겪을 수도…나이많은 세대 전파 우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젊은 층이 새로운 ‘진앙’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18일(현지시간) 온라인 의학 매체 웹엠디(WebMD)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진자 평균연령이 몇 달 전보다 최소 15살 어려졌다”며 “젊은 사람들이 코로나19의 새로운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나이가 어려서 코로나19에 걸려도 크게 아프지 않을 테니 괜찮다는 식의 천진난만한 발상이 한편으론 이해가 간다”면서도 “이는 사회적 책무를 저버리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젊은 환자의 증세가 심각하지 않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입증된 사실이지만,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일은 나이와 관계가 없어 주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는 본인에게서 끝나지 않는다”며 “스스로 감염되거나, 감염에 신경 쓰지 않는 것만으로도 유행병을 퍼뜨리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리처드 블레서 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대행은 “감사하게도 젊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심각한 질병에 걸릴 위험, 입원할 위험, 사망할 위험은 낮다”면서도 “하지만 위험성이 ‘0’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젊은 코로나19 환자들 역시 면역력이 없기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 있으며, 코로나19를 이겨내더라도 심장, 폐, 뇌에 오랜 기간 손상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하는 초기 연구 결과들이 여럿 있다고 더힐이 전했다.

블레서 전 국장대행은 “젊은 사람들이 그저 비슷한 연령대하고만 어울리는 게 아니라 나이가 많거나 지병이 있어서 코로나19에 취약한 친척을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한국시간으로 19일 오후 371만1464명, 사망자는 14만119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왔다.

최근 들어 미국의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가 연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보건수칙을 따르지 않는 경향이 짙은 젊은 층이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워싱턴주 보건당국은 20∼39세 코로나19 환자의 입원이 늘어났다고 밝혔고, 로드아일랜드주에서는 지난달 초만 해도 10%였던 20대 코로나19 확진자 비율이 월말에 두배로 증가했다.

뉴멕시코주에서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의 44%가 30세 미만으로 파악됐고, 일리노이주와 캘리포니아주의 확진자 중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베니스 해변이 인파로 붐비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