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세종대왕 인용해 한국 정권 비판

“한국 진보정권, 비판하는데는 익숙하고 받아들일 준비는 안된 듯”

“비판하면 공직자도 무차별 소송…문재인 정부, 비판 수용엔 인색”

한국의 진보 정권이 내면의 권위주의를 드러내고 있으며 외부의 비판을 기꺼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처럼 비치고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20일 온라인에 올린 ‘한국 진보주의적 지배자들, 내면의 권위주의를 발산하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다.

아시아권 이슈를 분석하는 ‘Banyan(반얀) 코너’로, 자사 칼럼니스트 또는 특파원들이 집필하는 칼럼이다. 이 글은 ‘민감한 서울(Sensitive Seoul)’이라는 제목으로 인쇄본 최신호에도 게재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더욱 평등하고 개방적이고 다른 의견에 관대한 나라를 약속했다면서 “이런 좋은 의도는 점차 시들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반대 의견을 제기한 이들은 무시 또는 건설적 대응보다는 소송을 마주하게 된다”면서 “지난해 대언론 소송의 거의 5분의 1은 고위공직자와 관련된 것으로, 이는 박근혜 정부 때보다 많다”고 썼다.

그러면서 주요 소송 사례들을 나열하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진보진영) 운동가들은 군사독재에 대항해 정치적 정체성을 구축했고, 그러다 보니 반대 진영의 ‘표현의 자유’는 우선순위에 없다”고 평가했다.

고려대 박경신 교수의 분석을 인용해 “정부의 좌파 진영은 스스로 약자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언론매체들을 정당들의 조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그들의 비판에 이르러서는 ‘적들에게 포위돼 있다는 강박관념'(siege mentality)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대왕의 문구도 인용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세종대왕은 1424년 ‘나는 고결하지도 않고, 다스리는 데 능숙하지도 않소. 하늘의 뜻에 따라 행동하지 않을 때도 분명 있을 것이오. 그러니 내 결점을 잘 찾아서 내가 질책에 응답하게 하시오’라는 말을 남겼다”면서 “세종대왕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라는 글로 마무리했다./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지 최신호 [이코노미스트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