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구 관세 여파…소파 50달러·침실세트 100달러 인상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IKEA)가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가구 관세 정책 여파로 미국 내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이케아는 그동안 ‘저가·실속형’으로 대표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해왔지만, 이번 관세 인상으로 인해 일부 제품의 가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케아의 글로벌 리테일 운영사 잉카그룹(Ingka Group)의 소매 총괄 톨가 욘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사업 환경에 맞춰 일부 비용 상승분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의 환경에서는 쉽지 않다”며 “일부 품목은 이미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산업 보호와 국가안보 강화를 명분으로 목재, 가구, 주방 캐비닛, 욕실 세면대 등 수입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연질목재(Softwood lumber)에는 10%, 수입 가구에는 25%, 주방·욕실 캐비닛류에는 25%의 관세가 10월 14일부터 적용됐다.
또한 내년 1월 1일부터는 가구 관세가 30%, 캐비닛류는 최대 50%까지 인상될 예정이다.
다만 수출국이 미국과 별도 협상을 진행할 경우 일부 관세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케아는 2024년 보고서에서 “전 세계 제품의 약 90%를 외부 글로벌 공급업체로부터 조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여전히 수입 비중이 높아 관세 영향이 직접적이다.
욘쥐 총괄은 “운영비 절감으로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일부 품목은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며 “최근 몇 달 사이 일부 소파 가격이 약 50달러, 침실 세트는 약 100달러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케아는 현재 미국 내 주방 캐비닛은 전량 자국 내 생산으로 전환했으며 향후 매트리스 등 추가 품목의 현지 생산 비중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이 소식은 불과 1년 전, “미국 내 가격 인하 지속”을 약속했던 이케아의 입장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회사는 운송비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자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수백 개 품목의 가격을 인하했었다.
그러나 이번 고율 관세 조치로 인한 원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이케아를 비롯한 글로벌 가구 업체들이 다시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케아는 여전히 저가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지속될 경우 추가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