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연의 팝송 영어] Bee Gees ‘How Deep Is Your Love’

세상에는 3가지 사랑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남녀간의 사랑을 의미하는 에로스, 위에서 내려오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뜻하는 아가페, 우애와 인류애를 포함하는 필리아가 그것입니다.

이 3가지 사랑의 정도를 표현하는 형용사도 조금씩 다른데 아가페적인 사랑은 지극히 높다(high)는 말로, 필리아는 넓은(broad) 사랑으로 부르는 반면 에로스는 깊다(deep)는 수식어를 주로 사용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사랑하는 남녀들의 영원한 주제가인 비지스의 ‘How Deep Is Your Love’입니다. 종교가 정치와 사회를 지배하던 고대와 중세에도 예술가들의 영원한 주제는 역시 에로스였습니다.

감미로운 멜로디와 실크같은 창법 속에 뜻밖에도 다른 어떤 곡보다 ‘깊은 사랑’을 생각하게 하는 가사를 지닌 이 노래는 남녀간의 사랑이 ‘보고 만지는’ 원초적인 감각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첫 소절부터 잘 알려줍니다.

지금은 잠시 헤어져 있지만 “밤을 보내고 아침 해를 함께 맞은 눈빛과 쏟아지는 빗속에서 서로를 원했던 살결(I know your eyes in the morning sun. I feel you touch me in the pouring rain)”을 다시 품에 안아 느끼고 싶다고 고백합니다.

남녀간의 사랑에는 항상 굴곡과 위기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감정만으로 유지돼온 관계가 현실을 만나 파탄을 맞거나, 평생 사랑할 것 같았던 사람과도 ‘다름’이 드러나 갈등을 경험합니다. 또한 주변의 반대와 질시 때문에 이별을 겪기도 합니다.

이 노래 속의 연인들은 둘의 관계를 뿌리째 무너뜨리려는 바보같은 세상 때문에 헤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Cause we’re living in a world of fools breakin’ us down). 또한 관계의 위기 때문에 사랑에 대한 의심이 들기도 하면서 ‘서로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확인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세상이 결국 자신들을 하나되게 할 수 밖에 없으며 그때는 진실로 서로에게 속하는 관계가 될 것(When they all should let us be, We belong to you and me)”이라고 담담히 선언합니다. 육체적인 에로스로 연결됐던 이들은 다시 만나게 될때 영혼의 문을 통해 하나가 돼 서로를 신뢰하는 관계가 됩니다. (I believe in you. You know the door to my very soul).

흔히 성적인 관계로만 알려진 에로스는 사실 플라톤의 개념으로는 이상적 상태(이데아)를 추구하는 사랑을 의미합니다. 이상적 상태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모자란 부분을 채우고 충족감을 줄 상대방이 필요합니다. 즉 남녀의 이상적 사랑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서로에게 속해 완전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열망입니다. 창세기의 아담은 자신의 갈비뼈로 만들어진 하와를 ‘내 살중의 살이요, 뼈 중의 뼈’라고 부르며 인류 최초로 ‘속함 (belong)’의 개념을 정의합니다. 남녀의 하나됨, 영혼과 육체의 온전한 ‘연합’이 사랑의 궁극임을 나타냅니다.

이런 상대방에게 노래는 ‘인생의 가장 깊고 어두운 시간에 빛으로 다가왔고, 내가 실패했을 때 구원자가 되어줬다(You’re the light in my deepest, darkest hour, You’re my saviour when I fall)’는 영혼의 찬가를 바칩니다.

어떤 노래는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고, 관계의 어려움 속에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번 뿐인 삶, 그 여정에서 여름 산들바람(summer breeze)처럼 찾아와 당신의 전부를 따뜻하게 채워주는 사랑을 만났다면 이 노래로 고백해 보면 어떨까요. ‘내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How deep is my love)’ 노래보다 깊은 진심을 담아서 말입니다.

이상연 대표기자

[가사]

I know your eyes in the morning sun
I feel you touch me in the pouring rain
And the moment that you wander far from me
I wanna feel you in my arms again

And you come to me on a summer breeze
Keep me warm in your love
Then you softly leave
And it’s me you need to show

How deep is your love?
How deep is your love?
How deep is your love?
I really mean to learn
‘Cause we’re living in a world of fools
Breakin’ us down
When they all should let us be
We belong to you and me

I believe in you
You know the door to my very soul
You’re the light in my deepest, darkest hour
You’re my saviour when I fall

And you may not think I care for you
When you know down inside
That I really do
And it’s me you need to show

How deep is your love?
How deep is your love
How deep is your love
I really mean to learn
‘Cause we’re living in a world of fools
Breakin’ us down
When they all should let us be
We belong to you and me

And you come to me on a summer breeze
Keep me warm in your love
Then you softly leave
And it’s me you need to show

How deep is your love?
How deep is your love
How deep is your love
I really mean to learn
‘Cause we’re living in a world of fools
Breakin’ us down
When they all should let us be
We belong to you and me

How deep is your love
How deep is your love
I really mean to learn
‘Cause we’re living in a world of fools
Breakin’ us down
When they all should let us be
We belong to you and me

How deep is your love
How deep is your love
I really mean to learn
‘Cause we’re living in a world of fools
Breakin’ us down
When they all should let us be
We belong to you and me

[보너스 동영상] 

호주 출신으로 가장 위대한 어쿠스틱 기타리스트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 토미 이매뉴얼이 커버한 ‘How Deep Is Your Love’입니다. 백발이 성성한 두 노인이 사랑 노래를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소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