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내 기침 한번에 한인 노부부 희생

AP통신, 아시안 코로나19 사망자 급증사태 조명

뉴욕 거주 이만준-이을자씨 사례 통해 주의 당부

AP통신이 21일자 기사로 아시안과 히스패닉, 흑인, 미국원주민 등 소수계 코로나19 사망자 증가를 다루면서 한국에서 이민한 한인 노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AP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6%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계는 7월말까지 예년보다 1만3200명 많은 사망자를 기록해 코로나19으로 인한 피해가 히스패닉계 다음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AP는 아시아계 코로나19 사망자들을 조명하면서 한인 노부부인 이만준씨와 이을자씨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너싱홈에 거주하고 있던 부부는 지난 3월 아내인 이을자씨가 외출을 나갔다 돌아온 뒤 부부가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돼 함께 세상을 떠났다.

부부의 아들인 찰튼 이씨는 AP에 “어머니가 외출 후 돌아와서 너싱홈 사무실에 ‘버스에서 누군가가 내게 기침을 했다’고 말한 뒤 곧 확진판정을 받았다”면서 “어머니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바이러스가 아마 눈으로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을자씨는 자신의 75세 생일을 얼마 남기지 않은 채 병원에서 숨졌다. 아내의 확진 판정 다음날 남편인 이만준씨도 확진판정을 받았고 결국 집에서 호스피스 케어를 받다 83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아들 이씨는 “아시안 아메리칸은 이번 팬데믹으로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정부기관은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았지만 커뮤니티 단체들이 식료품과 개인보호장비 등을 제공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고 이만준, 이을자씨 부부/Courtesy of Charlton Rhee via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