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승인된 날…미국 코로나 지표는 최악

신규 감염자·사망·입원환자 역대 최대 기록

누적 확진자 1600만명 돌파…인구 5% 감염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11일 미국에서는 또 기록적인 수치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와 사망자가 나왔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11일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23만1775명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인 지난 4일의 22만7828명을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1주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감염자도 21만764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CNN은 12일 보도했다.

이날 하루 사망자 수도 3309명으로 집계되며 역시 새 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최고치는 9일의 3124명이었다.

최근 1주일간의 하루 평균 사망자 수 역시 2359명으로 팬데믹 사태 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2일 현재 1605만8853명, 사망자 수는 29만7789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인구의 약 5%가 이미 코로나에 감염된 셈이다.

CNN 방송은 “미국에선 지난 1월 말 코로나19의 첫 국내 확진자가 나온지 8개월 만에 누적 확진자 수 800만명을 기록했다”며 “여름 이후 그 수가 폭증하면서 1600만명이 되는 데는 두 달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지난 10일 “아마도 앞으로 60∼90일간 9·11 (테러) 때 있었던 것보다 더 많은 하루 사망자를 보게 될 구간에 지금 우리는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공식 집계된 9·11 테러 희생자는 2977명으로, 앞으로도 하루 사망자가 3000명을 넘는 날이 최대 석 달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레드필드 국장은 코로나19 백신이 접종되기 시작해도 당장 코로나19 확산의 기류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 수도 6일 연속으로 새 기록을 쓰며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11일에는 10만8044명이 코로나19로 입원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HHS)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에서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 약 5명 중 1명이 코로나19 감염자인 것으로 판정됐다. 이는 한 달 전보다 거의 2배로 증가한 것이다.

또 미국의 10개 대도시에서는 병원 입원 환자 중 코로나19 환자의 비율이 최소 9%(뉴욕)에서 최대 23%(시카고)의 분포를 보였다. 텍사스주 엘패소의 경우 이 도시 병원들의 환자 중 50% 이상이 코로나19 환자였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코로나19 환자 치료 시설인 코럴게이블스병원 응급실 앞에서 한 응급요원이 환자를 들것에 실어 옮기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