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애리조나 승리…선거인단 290명 확보

CNN·ABC-NBC 등 예측보류 매체들 ‘플립’ 선언
변심 배경엔 남미계 증가·트럼프의 매케인 조롱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공화당의 오랜 거점이던 애리조나에서도 결국 승리했다는 예측이 12일 잇따라 나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에디슨리서치는 민주당 후보인 바이든 당선인이 애리조나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이겨 선거인단 11명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바이든 당선인이 확보한 대선 선거인단은 290명으로 늘어났다.

바이든 당선인은 애리조나에서 개표가 99%까지 이뤄진 가운데 166만8684표를 얻어 트럼프 대통령(165만7250표)에 1만1434표(0.34%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애리조나 주정부 국무장관실은 인구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매리코파 카운티를 비롯한 6개 카운티에 대한 수작업 검표를 한 결과 오차가 미미했다고 밝혔다.

그간 판정을 보류해온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ABC, CBS, NBC 등 유력 매체들도 결국 이날 바이든 당선인의 애리조나 승리를 예측했다.

바이든 후보는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핵심 경합주에서 역전승을 낚아 선거인단 279명을 확보하자 지난 7일 당선을 선언한 바 있다.

애리조나는 별세한 존 매케인, 배리 골드워터 전 상원의원과 같은 미국 보수의 아이콘을 배출한 공화당의 전통 표밭이었다.

애리조나는 연방에 편입된 1912년 이후 주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지만 1948년 해리 트루먼 이후 민주당 소속으로는 1996년에야 빌 클린턴이 차지했다. 이후 이번에 바이든 당선인이 24년 만에 공화당 후보에 앞섰다.

CNN은 지난 대선과 선거결과가 역전(flip)된 주가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 이어 애리조나주까지 4개주로 늘어났으며 모두 바이든 당선인이 ‘플립’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현재 조지아주도 ‘플립’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CNN은 애리조나의 변심 배경으로 민주당 성향의 남미 출신 인구가 늘어난 점, 캘리포니아나 일리노이와 같은 진보적인 주에서 온 유권자가 급증한 점, 교외 고학력층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과 결별한 점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리조나를 대표하는 인물인 전쟁영웅 매케인 전 의원을 비꼬고 조롱한 것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 쏟아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인 전 의원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급기야 매케인 전 의원의 부인 신디 여사가 바이든 당선인 쪽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애리조나에서는 대선 다음날인 지난 4일 일부 언론의 승리 예측이 갈려 혼선이 일었다.

AP, 블룸버그, AFP, 월스트리트저널(WSJ), 가디언 등은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일찌감치 선언했으나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CNN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뒤집기가 힘들지만 가능성을 전면 배제할 수 없다며 판단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폭스뉴스가 바이든 당선인의 애리조나 승리를 예측하자 격분하기도 했을 만큼 자신감을 보인 곳이기도 하다.

폭스뉴스는 공화당 대선캠프, 측근,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에도 애리조나 판정을 바꾸지 않았다.

아직 유력 언론들의 판정이 나오지 않은 주는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로 남은 선거인단의 수는 31명이다.

선거인단 16명이 걸린 조지아에서는 98%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바이든 당선인이 0.29%포인트 차로 이기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선거인단 15명)에서는 개표 98%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3%포인트 차로 앞섰다.

트럼프 대선캠프는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에서 주정부의 당선인 확정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낸 상태다.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쏟는 오랜 친구 조 바이든 당선인[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