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에게 전달된 한인 희생자들의 사연은?

지난 19일 애틀랜타 방문서 한인 대표들이 직접 전달

“모두 자녀와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했던 어머니들”

김순자씨 사연 “바이든 찍었다…증오범죄로 처벌해야”

지난 19일 애틀랜타를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 한인 대표들이 이번 애틀랜타 총격사건으로 희생된 한인 여성들의 삶과 유가족의 바람을 담은 편지를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본보 단독기사 링크)한 가운데 해당 내용 가운데 일부가 워싱턴포스트(WP)에 의해 입수돼 20일 공개됐다.

19일 대통령과의 면담에는 한인 대표로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과 스테파니 조 AAAJ 애틀랜타 지회장이 참석했으며 희생자들의 사연을 담은 편지는 대통령과 부통령 앞에서 동영상을 통해 직접 낭독됐다. 해당 자료와 편지들은 총격 사건 다음날 구성된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 비상대책팀(RRT)이 애틀랜타총영사관(총영사 김영준) 등의 협조를 받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된 사연 가운데 고 김순자씨(69)의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신문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50년간 행복한 결혼생활을 해왔으며 유족으로는 남편과 딸, 아들, 그리고 3명의 손주가 있다. 한국에서 남편과 결혼해 아들과 딸을 낳은 김씨는 1980년 경 아들과 먼저 미국에 입국했고 남편과 딸은 몇년후 별도로 미국 땅을 밟았다.

자녀와 손주들이 왜 미국에 왔냐고 물으면 김씨는 항상 “너희들에게 더 좋은 기회와 환경을 주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김씨는 힘든 이민생활을 해야 했으며 2~3개의 직업을 동시에 소화해야 했다.

그녀의 첫 직업은 텍사스의 한 육군기지 식당에서 설겆이를 하는 것이었다. 이어 버지니아로 이주한 김씨는 편의점과 조지 워싱턴 마운트 버논에서 일한뒤 밤에는 오피스 청소를 하러 다니느 등 3개의 일자리를 하루에 소화했다.

가톨릭 신자인 김씨는 다양한 단체에서 펀드레이징과 식사준비 자원봉사를 도맡았다. 특히 지난 1998년 한국 IMF 사태 당시 배고픈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조직된 글로벌 칠드런 파운데이션에 성금을 보내기 위해 가장 열심히 봉사했다. 이 단체는 이후 전세계 기아 어린이들을 돕는 단체로 발전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김씨는 워싱턴 DC 지역의 홈리스들에게 식사제공 봉사를 한 공로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자원봉사상을 받았다. 김씨의 남편은 편의점과 여행사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은퇴한 상태다.

편지를 낭독한 가족은 김씨가 직접 말하는 형식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나는 지난 대선에서 당신을 찍었고, 나를 입양한 이 나라를 사랑하며, 우리 가족을 자랑스러워 한다”면서 “나는 3명의 예쁜 손주를 뒀는데 하나는 대학을 졸업했고, 다른 한명은 동계올림픽 스피트 스케이팅 미국대표를 꿈꾸는 중학생이며, 나머지 한명은 대학에 재학중이다”고 말했다.

김씨의 자녀 중 한명은 이어 바이든 대통령과 정치인들에게 정의를 보장하고, 총격사건의 용의자인 로버트 애런 롱을 증오범죄로 기소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우리를 위해 일어서 주기를 바라며 우리 어머니를 포함한 모든 피해자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고 김순자씨/Family Photo via Washington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