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 배경 속 ‘돌다리’ 비밀 풀렸다

아치 1개만 남은 토스카나 라테리나 마을 아르노강 로미토 다리

이탈리아 토스카나주의 작은 마을 라테리나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거듭날 수도 있게 됐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모나리자’의 배경 속 돌다리가 이 지역 아르노강을 가로지르던 ‘로미토(Romito) 다리’라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3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드론 등을 통해 돌다리의 비밀을 추적해온 역사학자 실바노 빈체티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빈체티는 이 다리가 토스카나주 라테리나 인근 아르노강 로미토 다리와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로미토 다리는 아레초에서 피렌체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은 한쪽 강변에 접한 아치 1개만 남아 있는데, 18세기 무렵 지역을 덮친 홍수로 대부분 무너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남아있는 아치의 강 건너편에서 돌다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으며, 디지털 복원을 통해 붕괴 전 4개의 아치가 있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빈체티는 전했다.

그는 그림에서 강이 흐르는 굴곡 또한 로미토 다리를 지나는 강의 모양과 상당히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또 피렌체 기록보관소의 메디치 가문 문서에는 다빈치 활동 시기 로미토 다리가 실제 온전한 상태로 사용되고 있었다는 증거도 나온다.

빈체티는 “우리는 다빈치가 1500년대 토스카나주의 해당 지역을 여행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이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빈치가 “상당히 현실적인 그림을 추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그림 속 다리가 상상 속 다리일 가능성을 일축했다.

모나리자 배경 속 돌다리
모나리자 배경 속 돌다리 [루브르 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까지 그림 속 돌다리는 보비오 또는 부리아노 인근의 다리를 본뜬 것으로 추정돼왔다.

그러나 빈체티는 이들 다리가 4개보다 많은 아치를 가지고 있고, 두 절벽을 잇는 모나리자 속 다리와 달리 양안의 평지를 잇고 있다는 점에서 그림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빈체티는 다빈치가 푼타 카이아넬로 언덕에서 로미토 다리를 그렸을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그림 왼쪽 배경에 있는 절벽의 경우 로미토 다리에서 16㎞가량 떨어진 산봉우리와 비슷한 모습을 띠고 있다고도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빈체티의 발견으로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라테리나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시모나 네리 라테리나 시장은 아르노강을 따라 하이킹 코스와 자전거길을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남아있는 아치를 잘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모델로 알려졌던 지역들과 ‘진짜’ 모나리자 다리가 어디인지를 두고 우호적인 경쟁을 펼칠 수 있길 기대한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