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으로 은행강도 늘어날까?

워싱턴포스트 “모두가 마스크를 쓴 미국, 은행들이 직면한 문제”

코로나19 확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조차 “마스크 착용은 애국”이라고 말할 정도로 마스크 착용이 늘면서 미국 은행들이 고민에 빠졌다.

과거 서부 영화에서 단골로 등장하던 장면처럼 은행 강도가 증가할까 봐서다.

워싱턴포스트는 22일 ‘모두가 마스크를 쓴 지금 은행들이 직면한 독특한 문제’라는 제목으로 이러한 미국 은행들의 고민을 기사화했다.

과거 은행강도가 판을 친 역사 때문에 그동안 미국 은행권에서는 선글라스나 모자가 달린 옷까지 금기시하는 분위기였다.

소비자은행협회의 리처드 헌트 회장은 “몇달 전만 해도 은행에서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눈살을 찌푸리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점포 내외 비디오 감시장치 등으로 미국에서도 은행 강도는 갈수록 줄고 있다.

연방수사국(FBI) 통계에 따르면 은행 강도 사건은 2004년 7556건에서 2018년 2975건으로 줄었다.

최근 은행권에 위협적인 문제는 은행 강도가 아니라 전산망 해킹이었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이 늘면서 은행 강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마스크나 얼굴 가리개가 은행 강도에 사용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한 체포 영장을 보면 플로리다의 웰스파고 지점에서는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쓴 강도 용의자가 점포 창구 직원에게 돈을 요구하다가 직원이 마스크 때문에 자신의 말소리를 잘 듣지 못하자 그냥 돌아간 일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은행 강도 위험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 착용이 불가피해지자 일단 미국 은행권은 지점을 찾는 고객들의 마스크 착용을 허용할 뿐만 아니라 일부는 착용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미국은행연합회(ABA)는 지난 20일 고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할 것을 회원사들에 권고했다.

은행별로도 이미 웰스파고가 지난 13일부터 고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JP모건체이스는 점포별로 지역 정부의 명령에 따라서 고객의 마스크 착용에 대한 방침을 달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