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코비드’…코로나 후유증 얼마나 오래가나

일부 환자는 장기간 피로와 통증, 숨가쁨 등 수개월간 지속

신체에 일부 바이러스 남아있거나 면역체계 변화유도 추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입원 3일 만인 5일 병원을 나와 백악관에 복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 병원을 퇴원하기 전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정말 훌륭한 약과 지식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환자 폐 사진을 들여다보는 이탈리아의 의사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같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 대부분은 짧은 기간 가벼운 증상을 보인 뒤 회복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는 몇 달씩 지속하는 피로와 끈질긴 통증, 숨 가쁨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른바 ‘롱 코비드'(long Covid)로 불리는 장기간 지속하는 증상은 사람들의 삶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BBC 방송은 6일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과정에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왔지만 이제는 감염의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왜 어떤 이들은 장기 후유증에 시달리는지, 모든 감염자가 완전히 회복이 가능한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 ‘롱 코비드’ 가장 보편적 특징은 피로감

‘롱 코비드’에 관한 뚜렷한 의학적 정의는 없다. 모든 환자에게서 볼 수 있는 보편적 증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두 명의 ‘롱 코비드’ 환자가 서로 다른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다만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은 피로감이다.

그 밖에도 숨 가쁨과 계속되는 기침, 관절 및 근육통, 청각 및 시각 장애, 두통, 후각 및 미각 상실, 심장과 폐, 신장 및 내장 손상 등도 증상에 포함된다.

우울증과 불안, 명료한 사고 상실 등 정신적 건강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한 코로나19 감염자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피로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영국 남부 엑서터 대학의 데이비드 스트레인 교수는 “‘롱 코비드’가 존재한다는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 얼마나 많은 사람이 경험하나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로마 최대병원에서 143명의 코로나19 퇴원환자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87%는 거의 두 달 간 최소한 1개 증상이 지속됐다. 절반 이상은 피로를 겪었다.

영국에서 400만명이 이용하는 코비드 증상 추적 앱에 따르면 12%의 확진자는 30일이 지나도 여전히 증상을 겪었다.

50명 중 1명꼴인 2%는 90일이 지난 뒤에도 ‘롱-코비드’ 증상이 지속됐다.

◇ 코로나19 증상이 심하면 ‘롱 코비드’로 이어지나

증상이 심할수록 오래가는 것은 아니다.

더블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절반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지 10주 후에도 피로를 느꼈다. 3분의 1은 육체적으로 일터에 복귀할 수 없었다.

의사들은 그러나 증상의 심각성과 피로의 상관관계를 아직 찾지 못했다.

단지 ‘롱 코비드’ 증상의 하나로 극심한 피곤함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레스터 대학의 크리스 브라이틀링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폐렴 증상을 보인 이들은 폐에 가해진 손상 때문에 더 많은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바이러스는 어떻게 ‘롱 코비드’를 일으키나

여러 가지 추측이 있지만, 아직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우선 신체 대부분의 곳에서 바이러스가 사라졌지만, 아주 작은 일부에 여전히 남아있을 수가 있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팀 스펙터 교수는 “만약 계속해서 설사를 한다면 바이러스가 내장에, 미각 상실이 지속되면 신경에 남아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인체 내 다양한 종류의 세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이는 과도한 면역 반응을 촉발해 신체 전반의 손상을 가할 수 있다.

하나의 추측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면역체계가 정상으로 돌아가지 못해 이것이 건강 악화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감염은 인체 장기의 기능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폐에 상처가 남는 경우가 특히 영향을 받는데,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CoV-1)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때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는 인체의 신진대사를 바꿀 수도 있다. 감염 이후 당뇨병이 나타나면서 혈당치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 구조에도 변화를 일으킨다는 초기 징후가 있지만, 이는 여전히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비정상적인 응고를 포함해 혈액과 관련한 이상을 불러일으키거나, 신체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 네트워크에 손상을 가할 수도 있다.

◇ 장기 후유증은 특이한 것인가

특정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피로감이나 기침 등은 흔하며, 바이러스에서 완전히 회복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실제 선열(glandular fever) 환자 10명 중 1명은 피로감이 수개월 지속하기도 한다.

계절 독감 역시 파킨슨병과 비슷한 증상과 연계되기도 한다.

브라이틀링 교수는 그러나 “코로나19는 훨씬 광범위한 증상이 나타나며, 장기 후유증을 겪는 이들도 훨씬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완전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롱 코비드’가 얼마나 일반적인지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 ‘롱-코비드’에서 완전히 회복될 수 있나

‘롱-코비드’를 겪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처음 나타난 것은 지난해 말이고, 올해 초부터 전 세계에 확산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다.

브라이틀링 교수는 “(확진자들에게) 25년간 추적할 것을 권고했다”면서 “1년 이상 증상을 겪는 이들은 매우 적을 것으로 확신하지만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서 완전히 회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계속해서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으며, 특히 만성피로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다시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광범위한 염증은 상대적으로 젊은 시기에 심장 관련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환자의 폐 X-레이 촬영 모습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