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주지사들 “바이든 마스크 의무화 거부”

“법적의무가 아닌 개인의 선택으로 남아 있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를 위해 마스크를 의무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공화당 주지사 상당수는 이에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13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16명의 공화당 주지사들 중 상당수가 바이든 당선인의 요청을 거절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 노엠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케빈 스티트 오클라호마 주지사, 피트 리케츠 네브래스카 주지사는 “마스크 착용은 법적 의무가 아닌 개인의 선택으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리케츠 주지사는 지난 10일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정말 차기 대통령으로 확정되고, 그가 내게 마스크 의무화를 요청해온다면 나는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킴 레이놀즈 아이오와 주지사도 미용실이나 문신 시술소 등 특정 사업장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발표했지만 주 전역에 일반적인 마스크 의무화 조치는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스티트 주지사는 주내 각 대도시별로 마스크 의무화 여부를 결정하도록 허락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진단 검사와 개인보호장비(PPE)를 충분히 지원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마스크 의무화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편에 선다. 마스크 의무화는 개인에 너무 큰 부담을 지우고 강제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마스크 착용이 착용자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감염에서 보호한다며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이미 취한 공화당 주도 있다. 에릭 홀콤 인디애나 주지사와 케이 이베이 앨라배마 주지사는 몇달 전부터 이미 마스크를 의무화했고, 게리 허버트 유타 주지사는 코로나19 환자로 지역 병원 시스템이 마비될 지경에 이르자 지난 8일부터 주 전역에 마스크 의무화를 실시했다.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마스크 의무화와 관련해 “배제된 옵션은 없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테네시주에서는 각 카운티가 마스크 의무화를 규정하는데, 현재 주민들 중 약 3분의 2가 마스크를 쓰도록 돼 있다.

앞서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하자마자 코로나19 대응을 최우선할 계획이라며 주지사들이 마스크 의무화 정책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각 카운티와 시장들에게 촉구하는 등 지역 차원에서 설득하겠다고 강조해왔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마스크는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며 “나라를 하나로 모으고 우리가 정상적인 생활을 되찾을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