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박병진 지검장, ‘압박전화’ 다음날 전격 사퇴

20일까지 재임하려다 보름 일찍 사임…”예측못한 상황 때문”

박병진(미국명 BJay Pak) 조지아 연방 북부 지검장이 4일 전격적으로 사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지검장은 앞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조지아주 북부 46개 카운티를 관할하는 지검의 수장에 임명돼 부정부패 척결 등에서 앞장 서 왔다. 북부 지검은 애틀랜타시와 풀턴, 귀넷카운티 등 조지아주의 정치 경제 중심지를 포괄하는 핵심 사법기관이다. 특히 연방 지검의 수장을 한국계 미국인이 맡은 것은 박병진 지검장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밤 언론에 보낸 이메일 성명을 통해 “조지아 북부지검에서 시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은 내 직업 경력에서 가장 큰 영광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사려 깊고 일관성을 갖기 위해서 그리고 공정하고 효과적이며 효율적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정의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자신을 기용한 트럼프 대통령과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과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에게 감사를 표했다.

박 검사장의 사퇴를 처음 보도한 온라인 매체 토킹 포인츠 메노는 박 검사장이 사퇴 이유로 “예측하지 못한 상황”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박 검사장은 애초엔 조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는 1월 20일까지 재직할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현지 매체들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조지아주 선거책임자인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 주무장관 사이의 이른바 ‘압박전화’ 통화 파일이 공개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래펜스퍼거 장관에게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표를 찾아내라고 압박을 가했다. 이 통화 파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한테는 ‘네버 트럼퍼'(Never Trumper,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AJC는 이것이 박 지검장을 언급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애틀랜타와 풀턴 카운티는 조지아 북부 지구에 속해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근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풀턴 카운티를 포함해 조지아에서 부정 선거가 있었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마침 4일 오전 풀턴카운티의 패니 윌리스 검찰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에 대해 조사를 벌인다고 밝혔으며 조지아주 관리들은 물론 연방의원들까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범죄 혐의 수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난 박 지검장은 9살에 플로리다주로 이민해 일리노이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연방검사를 거쳐 한인 최초로 조지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의정활동을 펼쳤다.

박병진 지검장의 강연 모습./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