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양남주 여사, 워싱턴대 한국학센터에 120만달러 기부
대학 오는 5일 감사행사 개최… 한인사회 인사들 초청해 축하
미국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한인이 플래그십 주립대학인 워싱턴대(UW) 한국학센터에 100만달러가 넘는 거액을 기부해온 것으로 나타나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현재 올림피아에 살고 있는 양남주 여사(사진). 양 여사는 코로나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9월 UW 한국학 센터가 박사과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펠로우십 기금과 장학금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양 여사는 미국내 한국학의 산실인 UW에서 한국학 박사를 키워야 한다는 포부를 갖고 현재 UW 한국학센터 소장인 하용출 교수를 만나 기부 의사를 밝혔다.
양 여사는 이때부터 조금씩 기부를 벌여왔고 올해까지 120만 달러에 가까운 액수를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62년 한국의 명문인 경기여고를 졸업한 양 여사가 UW한국학센터에 이처럼 남다른 애정을 쏟은 것은 한국에 대한 각별한 사랑 때문이다.
양 여사는 지난 1967년 단 200달러를 들고 올림피아에 이민한 뒤 1972년부터 워싱턴주 정부 산하 기관들에서 일을 시작했다. 풀타임 근무를 하면서도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각고의 노력 끝에 에버그린 스테이트 칼리지를 졸업했다.
1970년대 당시 대니엘 에반스 워싱턴주지사가 창설한 아시아계 자문위원회(Asian American Affairs Advisory Council)에서 일하는 동안 당시 미국사회에서 문제가 돼왔던 인종 및 여성차별을 체험하기도 했다. 한인을 비롯한 소수민족과 여성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을 절실히 느꼈고, 그들의 위상과 권리를 향상시키기 위해 사회단체들과 협력해 풀뿌리운동에 직접 나서게 됐다.
특히 1970년대 많은 한인들이 미국 이민을 시작할때, 워싱턴 주립도서관에 처음으로 한국책 40권을 비치해 대여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또한 한국어 통역사 조직을 설치하기도 했다.
동시에 한인 교회 등을 중심으로 한국학교에서 한인 꿈나무들에게 한국어 등을 가르치는 봉사를 하면서 한국학 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양 여사는 “우리 말과 글의 보전을 힘쓰는 한국학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한국어는 물론 문화, 사회, 역사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인재를 길러낼 UW한국학센터의 박사학위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기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 여사는 “많은 인재들이 UW한국학 센터를 통해 발굴돼 미국사회는 물론 세계 곳곳에 한국학을 널리 알리기를 희망한다”면서 “나의 작은 기부는 계속될 것이고 한인 커뮤니티의 성원이 더해져 한국학 펠로우십과 장학금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UW 한국학센터(소장 하용출)는 양 여사의 기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오는 오는 4월 5일 오후 2시 UW 중앙도서관인 앨런도서관 5층 피어슨룸(Pearson Room)에서 기념 행사를 갖기로 했다.
하 교수는 “양 여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UW한국학센터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기 위해 한인 커뮤니티와 함께 행사를 열었으면 좋겠다”면서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