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불가’ 3기 폐암, 완치를 노린다

폐암, 한국인 암 사망 원인 1위…조기진단 어렵고 예후 안좋아

“항암·방사선 치료 후 퇴원시켜야 했던 3기 환자에 치료 제공”

폐암은 조기 진단이 어려운 데다 예후도 좋지 않은 까다로운 암이다. 국내 사망 원인 1위인 암 중에서도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다.

암이 림프절 등에 전이돼 수술할 수 없는 3기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5%에 불과할 정도다. 더욱이 수술이 불가능한 3기 폐암 환자는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마치면 더 이상 시도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고질적인 문제였다. 그러나 폐암에 쓰는 면역항암제가 수술이 어려운 3기 폐암 환자의 표준치료법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제는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15일 한국 의료계에 따르면 전체 폐암의 80∼85%를 차지하는 비(非)소세포폐암은 종양 크기와 전이 정도 등을 고려해 1기부터 4기까지 구분된다.

폐암은 조기 진단이 어려워 환자의 60%가 수술이 어려운 3, 4기에 진단된다.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폐암 환자의 42.7%는 4기에 진단받았다. 3기는 17.8%, 2기는 9.4%, 1기는 30.1%였다.

이때 초기인 1, 2기 폐암 환자에게는 암이 생긴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암이 다른 장기까지 전이된 4기 환자에게는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3기 환자는 폐암의 전이 부위에 따라 절제 여부를 결정하고 항암화학요법을 적용한다.

3기 폐암 환자 중 암이 림프절에 전이했거나, 절제 후 폐 기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수술할 수 없었다. 이런 환자에 대한 치료법은 그동안 항암화학요법이 유일했었다.

그러나 최근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가 수술이 불가능한 3기 폐암 환자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치료 옵션이 확대됐다. 3기 폐암 환자에 대한 표준치료 가이드라인이 바뀐 건 10여 년 만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환자의 부담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홍민희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수술이 어려운 3기 폐암 환자의 경우 예전에는 항암·방사선 치료 후에 적극적으로 감시하는 것 외에는 더는 손쓸 수 없어 퇴원시켰다”면서 “‘관찰과 기다림’ 밖에 없던 3기 폐암 치료에 면역항암제가 추가되면서 치료 선택지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럽종양학회 학술대회(ESMO Congress 2020)에서 발표된 임핀지의 임상 결과에 대해서도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발표에 따르면 수술이 불가능한 3기 폐암 환자에 임핀지를 투여하고 4년간 추적·분석한 결과, 전체 생존율은 49.6%를 기록했다. 암이 악화하지 않은 무진행 생존율은 35.3%였다.

홍 교수는 “기존에 수술이 불가능한 3기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5%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4년 생존율 50%는 유의미한 결과”라며 “임상 데이터를 보면 확실히 3기 폐암은 완치 가능한 영역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상이 끝난 지 4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면서도 “내년에 공개될 5년 생존율이 지금 수준에서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폐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이라는 조언도 곁들였다.

홍 교수는 “조기 진단이 어려운 폐암의 특성상 일정량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45∼65세의 사람들에게 CT 검진을 권고하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건 금연”이라며 “금연만큼 폐암 예방에 확실한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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