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계열 약물 첫 비만 치료 보장…2027년 말까지 한시 프로그램
메디케어 가입 노인들이 7월 1일부터 비만 치료 목적의 위고비 등 GLP-1 계열 약물을 월 50달러 본인부담금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1일 CNBC에 따르면 메디케어는 ‘브리지’라는 한시 프로그램을 통해 자격을 갖춘 가입자에게 비만 치료용 GLP-1 약물을 지원한다. 메디케어가 비만 치료 목적으로 이 약물을 보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메디케어 파트D 처방약 플랜은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등 일부 질환 치료 목적으로 GLP-1 약물을 보장해왔다.
그러나 연방법은 단순 비만 치료 목적의 약물 보장을 금지해왔다. 이번 브리지 프로그램은 시범사업 형태로 이 제한을 우회해 비만 치료 접근성을 넓히는 방식이다.
◇ 월 50달러 부담…수백만명 접근 가능
대상자는 메디케어 파트D 가입자 가운데 체질량지수 BMI가 35 이상인 사람이다. BMI가 이보다 낮더라도 당뇨 전단계, 과거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 팔·다리 혈관 막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등 관련 질환이 있으면 자격을 얻을 수 있다.
CMS 관계자는 지난주 애스펀 아이디어스 페스티벌에서 메디케어 가입자가 6900만명 이상이며, 이 가운데 수백만명이 브리지 프로그램을 통해 약물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메디케어 가입 고령자 가운데 1500만명에서 2000만명이 체중감량 약물 자격을 충족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는 월 50달러만 부담하면 된다. 이는 보험 없이 비만 치료제를 구입할 때 내는 비용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주사제는 제한적 할인 기준 저용량이 첫 두 달간 199달러, 새 고용량 제품은 399달러다.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 일부 제형은 용량에 따라 월 299달러에서 699달러까지다.
다만 월 50달러 본인부담금은 메디케어 파트D 공제액이나 연간 처방약 본인부담 상한액 2100달러에 포함되지 않는다. 일부 고령자에게는 연간 600달러의 추가 비용도 부담이 될 수 있다.
KFF에 따르면 2024년 메디케어 가입자의 25%는 소득이 2만4600달러 미만이었다.
◇ 의료진 사전승인 거쳐 약국서 수령
브리지 프로그램은 일반 메디케어 처방약 보장 방식과 다르게 운영된다. 민간 보험사가 운영하는 파트D 플랜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납세자 재원과 가입자 본인부담금으로 운영된다.
자격 판단도 보험사가 아니라 의료진이 맡는다. 의사가 환자의 체중과 건강 상태를 기준으로 임상 요건을 확인한 뒤 처방전을 약국에 보내면, 사전승인 절차가 시작된다.
의료진은 환자가 기준을 충족한다는 내용을 확인해 CMS가 승인 처리기관으로 계약한 휴매나에 제출한다.
최종 승인이 나면 환자는 약국에서 월 50달러 본인부담금을 내고 약을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처방 가능한 약물에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주사제와 알약 형태, 일라이릴리의 비만 치료 알약 파운다요, 젭바운드 KwikPen 제형이 포함된다.
다만 이미 당뇨병,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수면무호흡증 등 기존 메디케어 보장 질환으로 GLP-1 약물을 지원받는 환자는 브리지 프로그램 대상이 아니다. 이들은 기존 처방약 보장 체계를 통해 약물을 계속 이용하게 된다.
◇ 초기 혼선 우려…병원·약국 부담 가능성
초기 시행 과정에서는 혼선이 예상된다. 의료진은 환자마다 사전승인 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자격자가 많아 요청 물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일부 의사들은 병원과 약국, 승인 절차에 부담이 생겨 약물 수령이 지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만의학협회 부회장인 캐롤린 프란카빌라 브라운 박사는 브리지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많은 환자가 진료 예약을 요청하고 약국에도 처방이 몰릴 수 있다며, 앞으로 몇 달간 병원과 약국에 부담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MS는 사전승인 요청을 접수 후 72시간 안에 처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심사를 빠르게 하기 위해 의료진에게 전자 제출을 권장하고 있다.
이번 보장은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에 새로운 대규모 환자군을 열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는 일라이릴리가 약 60%, 노보노디스크가 약 39%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분석가들은 브리지 프로그램이 두 회사에 각각 연간 10억달러 이상의 매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주사제보다 알약 형태의 비만 치료제 선호가 높을 수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시장조사에 따르면 고령자의 75%는 주 1회 주사보다 매일 복용하는 알약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 2027년 말 종료 예정…장기 보장 불확실
가장 큰 불확실성은 프로그램의 지속 여부다. 브리지 프로그램은 2027년 말 종료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연장하거나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으면, 비만 치료제 보장은 중단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GLP-1 치료가 장기 또는 평생 치료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한시 보장이 환자에게 불안정성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22년 연구에서는 위고비 복용을 중단한 사람들이 1년 안에 감량 체중의 약 3분의 2를 다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CMS는 당초 브리지 프로그램을 6개월 전환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이후 ‘밸런스’라는 장기 프로그램을 통해 민간 파트D 보험사들이 약물 보장을 맡도록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CVS와 UnitedHealthcare 등 보험사들은 프로그램 구조와 비용 우려를 이유로 자발적 참여를 거부했다.
CMS는 이후 브리지 프로그램을 2027년까지 연장하고, 시범사업 자료를 활용해 보험사들의 밸런스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에모리대 보건정책 교수 케네스 소프는 더 영구적인 해결책은 메디케어의 비만 치료제 보장 금지를 해제하는 ‘Treat and Reduce Obesity Act’ 통과라고 설명했다. 이 법안은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지만, 비용 우려로 진전이 더딘 상태다.
의회예산국은 2024년 이 법안이 9년간 연방 지출을 350억달러 늘릴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지지자들은 비만 관련 질환 예방으로 생기는 의료비 절감 효과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2025년 한 연구는 10년 동안 180억달러 이상의 의료비 절감 효과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CMS는 브리지 프로그램 참여와 건강 결과, 운영 비용 등을 추적해 향후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