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되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리턴매치로 대선판이 짜여진 이후 미국 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원을 위해 본격 결집하고 있다.
또 재선 도전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22년에 익명으로 거액의 정치자금을 기부받는 ‘큰 손’ 중에는 가상화폐 거래로 큰 돈을 벌어들인 투자자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폴리티코에 따르면 개신교계 보수 단체 ‘신앙과 자유'(Faith & Freedom)는 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의 유권자 등록과 투표권 행사 운동, 문자 보내기, 전화, 가가호호 방문 등에 2020년 대선 때보다 1천만 달러 많은 6200만 달러(약 813억 원)를 지출할 계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보수성향 대법관 3명을 임명해 대법원을 보수 우위로 전환시킨 일,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보수·진보의 ‘문화 전쟁’에서 보수 입장 지지 등이 복음주의 개신교계의 트럼프 지지 이유 중 일부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외에도 2개의 친트럼프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단체)이 수천만 달러(수백억 원)를 트럼프 지원에 쓸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소개했다.
4건의 형사 기소와 민사 소송에 따른 막대한 법률 비용 부담 속에 모금액 면에서 바이든 캠프에 밀렸던 트럼프 캠프는 지난 6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의 경선 하차로 당내 경선이 조기에 끝나면서 자금 조달 면에서 기대하던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폴리티코는 대선 본선을 앞두고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자금 조달면에서 밀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신앙과 자유’와 같은 외부 단체 지원에 상당히 의지해야 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공화당 전국위원회의 잔고에는 800만 달러가 남아 있는데, 이는 민주당전국위원회 잔고의 약 3분의 1이다. 또 트럼프 캠프의 1월말 기준 잔고는 3000만 달러로, 바이든 캠프의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에 그쳤다.
공화당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기간 자금이 분산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원한 돈이 결국 그의 송사 비용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 등이 공화당 지지자들이 지갑을 여는 데 걸림돌이 돼 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슈퍼팩인 ‘퓨처 포워드'(Future Forward)에 2022년 거액을 기부한 이들 중에 인공지능(AI) 투자 및 가상화폐 거래로 큰돈을 벌어들인 제임스 맥클레이브와 에밀리 버거 부부가 포함돼 있다고 10일 전했다.
맥클레이브-버거 부부가 만든 자선단체 ‘BEMC4 연합’이 퓨처 포워드에 2022년 720만 달러(약 94억 원)를 익명으로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CNN은 전했다.
이는 슈퍼팩을 통해 익명으로 특정 후보를 지원함으로써 은밀하게 국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다크머니'(Dark Money)의 사례라고 CNN은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다크머니’를 비판하고 개혁을 추진하면서 실상 다크머니의 수혜자가 되고 있다고 CNN은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