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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선관위는 잘못했다. 하지만…

기자의 눈

제34대 애틀랜타한인회장 선거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마무리됐다. 그동안 선거의 현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기자로서 아직도 착잡한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선거관리위원회의 한인회칙 위반 문제를 가장 먼저, 가장 자주 지적했기 때문에 이를 시정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선관위의 실망스런 일처리를 보며 허탈함을 느끼기도 했다. 절차와 과정을 중요시하는 미국사회에서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게 이를 무시하는 행태는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이번 선거에서 선관위가 저지른 가장 큰 잘못은 3가지이다. 첫번째, 고령자에 대한 나이제한 도입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연방법으로도 금지된 시니어 차별을 공공연하게 자행하려다 한인회칙 위반이라는 지적에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두번째, 한인회칙에 명시된 대로 공탁금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후보자들에게 막무가내로 “이 시간 이후 공탁금은 반납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서약서를 받고 구두로 강요하는 모습은 한마디로 ‘구태’가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규정을 어겼는데 바로 단독후보라도 임시총회에서 찬반투표를 거쳐 당선을 확정해야 한다는 한인회칙 제8장 42조 위반이다. 단독후보이지만 한인 구성원들의 뜻을 묻고, 이런 형식적인 과정을 거쳐 당선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데 자의적으로 당선증을 교부한 것은 일종의 범죄행위다.

선관위는 당장 실격한 홍성구 후보가 납부한 공탁금을 반환하는 것이 마땅하다. 자신들이 잘못된 공탁금 규정을 만들었으니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지금이라도 임시총회를 열어 찬반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지난 32대 배기성 회장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는 찬성이 97%였다.

물론 일각에서는 “당선자의 반대파가 조직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소문도 들려온다. 하지만 애틀랜타 한인들은 현명하게 판단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 이는 어쩌면 김윤철 당선자가 결단을 내려야 할 내용일 수도 있다.

이와 함께 현재 페이스북과 단체 카톡방 등에서 일부가 벌이고 있는 선거 무효화 운동도 당장 중지돼야 한다. 선관위가 잘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를 무효로 돌릴 정도는 아니다. 홍성구 후보도 “선관위의 실격 결정에 승복하고 다음 선거를 위해 준비하겠다”고 했는데 홍후보를 위한다는 사람들이 오히려 한인사회를 분열시키는 행동을 하고 있다.

특히 이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카톡방은 차세대를 위한 주류정치 참여가 목적인데 이 곳에서 한인사회의 선거에 불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홍성구 후보가 확실한 입장표명을 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

이상연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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