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은 19세 맞대결

‘아시아계’ 페르난데스-라두카누 11일 세기의 대결

윌리엄스-힝기스 이후 22년 만에 ’10대 결승’ 기록

라두카누(왼쪽)와 페르난데스
라두카누(왼쪽)와 페르난데스 [여자프로테니스 소셜 미디어 사진]

올해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5750만 달러·약 673억원) 여자 단식 결승은 2002년생 동갑인 레일라 페르난데스(73위·캐나다)와 에마 라두카누(150위·영국)의 맞대결로 열린다.

페르난데스는 9일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11일째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아리나 사발렌카(2위·벨라루스)를 2시간 21분 접전 끝에 2-1(7-6<7-3> 4-6 6-4)로 물리쳤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라두카누가 마리아 사카리(18위·그리스)를 2-0(6-1 6-4)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1999년 US오픈 여자 단식에서는 당시 17세 11개월의 세리나 윌리엄스(미국)가 18세 11개월이던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를 2-0(6-3 7-6<7-4>)으로 제압했다.

둘의 결승전은 한국 시간으로 12일 오전 5시에 시작한다.

레일라 페르난데스
레일라 페르난데스 [UPI=연합뉴스]

페르난데스는 지난 6일이 19번째 생일이었고, 라두카누는 2002년 11월생이라 만 18세 10개월이다.

2004년 윔블던 결승에 17세 나이로 오른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 이후 최연소 메이저 여자 단식 결승 진출 기록이다.

페르난데스나 라두카누 중 누가 우승하더라도 1999년 윌리엄스 이후 22년 만에 이 대회 여자 단식 최연소 우승자가 된다.

US오픈 여자 단식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은 1979년 트레이시 오스틴(미국)이 달성한 16세 9개월, 메이저 대회 전체로는 1997년 호주오픈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의 16세 4개월이다.

페르난데스는 이 대회 3회전부터 4강까지 네 경기 연속 3세트 접전 끝에 승리했고, 이번 대회 예선부터 출전한 라두카누는 9경기 연속 무실세트 행진을 벌이는 대조되는 행보를 걸었다.

페르난데스는 3회전에서 오사카 나오미(3위·일본), 16강에서 안젤리크 케르버(17위·독일)를 연파했고 준준결승 엘리나 스비톨리나(5위·우크라이나), 4강 사발렌카 등 ‘톱 5’ 선수 가운데 세 명을 따돌리며 ‘자이언트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에마 라두카누
에마 라두카누 [AP=연합뉴스]

이에 맞서는 라두카누는 메이저 대회 남녀 단식 사상 최초로 예선 통과 선수의 결승 진출 기록을 세웠다.

이 대회 전까지 메이저 대회 남녀 단식에서 예선 통과 선수가 결승까지 오른 사례가 없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회에서 팬들의 응원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는 점에서 11일 결승은 코트 분위기도 엄청나게 과열될 전망이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태어난 페르난데스는 아버지 호르헤가 에콰도르 출신, 어머니 아이린은 필리핀계 캐나다인이다. 지금은 미국에서 거주한다.

또 라두카누는 아버지(이언)가 루마니아, 어머니(르네)는 중국 사람이며 태어난 곳은 캐나다 토론토, 지금 사는 곳은 영국이다.

주니어 경력은 페르난데스가 앞선다. 2019년 프랑스오픈 주니어 여자 단식에서 우승했고,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단식에서도 올해 한 차례 우승했다.

라두카누는 주니어 경력이 특출나지 않고, WTA 투어 출전 경력도 거의 없는데 이에 대해 영국 언론들은 ‘올해 여름까지 학업을 병행해 외국 주니어 대회에 나갈 기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페르난데스가 왼손잡이, 라두카누는 오른손잡이이며 키는 175㎝인 라두카누가 7㎝ 더 크다.

이번 대회 서브 최고 시속은 177㎞의 라두카누가 172㎞의 페르난데스보다 더 빠르지만 둘 다 파워를 앞세우는 스타일은 아니다.

이들의 4강 상대였던 사발렌카, 사카리가 최근 여자 테니스에서 공격적이고 파워를 앞세우는 스타일로 각광받는 선수들이지만 코스 공략 등 리턴 게임에 능한 라두카누와 페르난데스가 결승 무대의 주인공들이 됐다.

페르난데스는 27위, 라두카누는 32위 정도까지 랭킹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우승할 경우 페르난데스는 19위, 라두카누는 23위까지 순위가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