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대의 종말”…뉴욕타임스, 편성표 없앤다

1939년 이후 81년만에…스트리밍 서비스 보편화가 원인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오는 주말을 끝으로 81년 만에 지면에서 TV 편성표를 없애기로 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정해진 시간에 TV 앞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을 통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NYT의 문화면 에디터 길버트 크루즈는 “우리는 확고하게 스트리밍의 시대에 와있다”며 “TV 편성표가 더는 사람들의 TV 시청 방식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TV가이드를 넘기면서 ‘와, 이번 주에는 이 영화가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되는구나!’ 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화제작을 넷플릭스에서 언제든 보고 싶을때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에서 TV 프로그램 안내가 정기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1939년 5월 18일 자에 게재된 TV 프로그램 안내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영화”를 상영한다는 짤막한 내용이 전부였다.

이후 1945년 1월 NYT의 한 지면에서는 단 4개의 TV 프로그램이 소개됐는데 그중 1개는 2시간 30분간 방영된 지역 레슬링 매치였다.

세월이 흘러 TV 채널이 늘어나면서 1988년 3월에야 40개에 가까운 TV 채널 프로그램이 편성표 형식으로 소개되기 시작했다.

디지털 스트리밍 서비스가 여전히 낯설었던 2006년 NYT가 주간 TV가이드 제공을 중단했을 때에만 해도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NYT는 그러나 이미 수년 전부터는 전국판이 아닌 뉴욕시 지역면에만 TV 편성표를 게재됐던 만큼 대다수 독자는 이제 TV 편성표와 방송 프로그램을 다룬 칼럼이 지면에서 사라졌다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면에서 편성표는 사라지지만 TV 프로그램을 다룬 기사는 더욱 풍성해진다고 NYT는 전했다.

일요판 지면에는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 프로그램 안내가 제공되고 독자들은 온라인상에서는 ‘스타트렉’이나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같은 인기 프로그램의 에피소드 내용도 검색해볼 수 있게 된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