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에 웬 미크로네시아 노동자?

조지아 공장 건설현장 한국인 불법취업 논란 ‘점입가경’

폭스 5 “한국인 대신 취업가능한 미크로네시아인 채용”

집단거주 단지 주민 불만도 소개…SK “건설업체 책임”

SK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의 한국인 무비자 불법취업 의혹이 지역 방송인 폭스 5 애틀랜타의 연이은 취재로 인해 계속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폭스 5 뉴스는 27일 탐사취재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공장 법인인 SK배터리 아메리카 건설 현장에서 미크로네시아 연방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크로네시아는 태평양 한 가운데 위치한 독립국으로 이 나라 국민은 미국과의 상호협약에 의해 비자가 없어도 미국에서 무기한 취업할 수 있다. 방송은 “커머스시의 한 주택에서 집단 거주하는 9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만나 국적을 물으니 미크로네시아에서 왔다고 밝혔다”면서 “이들은 지난 7월부터 6개월 계약으로 미국에 입국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SK는 불법입국 논란이 벌어진 한국인 대신 커머스에서 7800마일이나 떨어진 태평양 국가에서 노동자들을 데리고 왔다”면서 미국인들에게는 취업 기회를 주지 않은 SK이노베이션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폭스 5 뉴스 기자는 이들에게 “건설현장에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고, 이들은 “노동(labor)”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방송은 이어 SK배터리 아메리카 건설현장에서 5마일 떨어져 있는 폐쇄된 닭농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상한 테스트 현장도 보도했다. 관할 뱅크스카운티 조례단속 요원인 폴 루아크는 “이 농장에 용접공들의 기술 테스트를 위한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많은 용접공들이 이곳에서 건설현장에 투입돼도 괜찮을지 테스트를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

더그 콜린스 연방하원의원은 이 폐농장을 명시하며 “미국인 근로자의 일자리를 한국인들로 대체하기 위한 또다른 실례”라고 지적했다. 방송에 따르면 카운티의 실사가 진행된 뒤 해당 사이트는 곧바로 폐쇄됐다.

방송은 또한 커머스시 글렌 풀러 서클에 위치한 주택단지에 집단으로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노동자들의 문제를 조명하기도 했다. 이곳 주민인 퇴역군인 제프 플라워스씨는 “싱글 패밀리 단지인데 한 집에 12명이 거주하고 있다”면서 “밤에 술을 마시고 큰 소리를 내 주민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잭슨카운티 조례에 따르면 한 집에 가족 외에 거주할 수 있는 외부인의 숫자는 4명 이하이다.

SK배터리 아메리카는 폭스 5 뉴스의 이같은 보도에 대해 공식 성명을 내고 여러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우선 SK는 “우리는 이미 공사 현장에서 1000명 이상의 미국인 근로자를 고용했으며 계약 건설업체들도 적절하게 지역 근로자들을 채용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K는 “미크로네시아를 포함해 어느 곳에도 공장 건설 노동자를 구한다는 광고를 낸 적이 없으며 SK는 직접적으로 건설 현장 노동자를 구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용접 테스트 문제에 대해서는 “재하청업체 한 곳이 현장 외부에 용접 워크샵을 운영한 적은 있지만 트레이닝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SK배터리 아메리카 해명 자료

SK는 “폭스 5 뉴스가 일방적인 의혹으로 조지아주의 경제에 중대한 기여를 하게 될 SK배터리 공장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고용 과정에 관련해 연방당국과 협력할 것이며 건설업체들에게도 관련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더그 콜린스 의원은 연방 이민세관국(ICE)와 국경세관국(CBP)에 “불법취업에 대해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SK이노베이션 직원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폭스 5 뉴스는 이들 기관에 코멘트를 요청했지만 아직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폭스 5 뉴스가 촬영한 미크로네시아 노동자들/Credit Fox 5 Atlan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