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아베 총리, 지병 악화로 사임”

마이치니신문 “궤양성 대장염 악화…암 검사”

최근 현지 언론 총리 건강이상설 보도 잇따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병 악화 등을 이유로 사임 의향을 굳혔다고 28일 일본 공영방송 NHK가 보도했다.

◇ 아베, 사임 결정…”국정 차질 피하고 싶다”

매체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병 악화 등으로 국정에 차질을 빚는 사태는 피하고 싶다며 총리직에서 물러날 의향을 굳혔다고 한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건강상태를 직접 설명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때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이유를 직접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 정치권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폭우 재해가 겹치면서 “아베 총리가 많이 지쳐 보인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이에 그의 건강문제와 관련, 아베 총리가 조기 퇴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많이 나왔다.

◇ 궤양성 대장염 악화된 듯…암 검사·투석 요법 받아

마이니치신문은 집권 자민당 관계자를 이용, “아베 총리가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돼 오봉(お盆·한국의 추석과 유사한 일본 명절로서 양력 8월15일) 연휴기간 게이오대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을 때 암 검사도 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 17일 오전 10시30분부터 약 7시간30분간에 걸쳐 게이오대 병원에서 추가 건강검진과 함께 궤양성 대장염 증상 완화를 위한 ‘과립구 흡착요법'(GCAP·투석장치를 이용해 혈액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백혈구(과립구)를 제거하는 요법) 시술을 받았다.

이어 일주일 뒤인 24일에도 다시 게이오대 병원에서 3시간 30분 정도 추가 검진을 했다고 알려졌다. 당시 아베 총리는 건강 상태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해 앞으로 업무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투석장치로 치료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시급한 현안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결국 사임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임기는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까지다.

◇ 이전에도 지병 악화로 사임한 적 있어

아베 총리는 지난 2006년 최연소 총리가 된 이후 1년만에 궤양성 대장염 악화로 물러났던 적이 있었다.

아베 총리는 이후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됐었지만, 최근엔 다시 수시로 고통을 호소하는 등 약이 듣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6일엔 일시적으로 의식이 흐려지는 일도 있었다.

지난달 일본 주간지 ‘플래시’는 “아베 총리가 집무실에서 피를 통했다는 소문이 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오전 일본 총리관저에서 각의에 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