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개막] ③ 다저스·휴스턴·양키스 ‘3강 구도’

‘베츠-콜 보강’ 다저스 vs 양키스, 월드시리즈서 격돌할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오는 24일 무관중으로 개막한다.

지난해까지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몸담았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힘겹게 성사된 개막에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다저스의 무키 베츠(오른쪽)와 코디 벨린저 [USA투데이 스포츠=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즌이 취소됐다면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대형 트레이드로 데려온 ‘예비 자유계약선수(FA)’ 무키 베츠를 써먹지도 못하고 놓칠 뻔했다.

이제 시즌 개막은 코앞으로 다가왔고, 다저스는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WS) 정상 도전에 나선다.

다저스는 팀당 60경기만 치르는 2020시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 0순위다.

현지 매체에서는 다저스와 함께 휴스턴 애스트로스, 뉴욕 양키스를 확실한 ‘3강’으로 꼽고 있다.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세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을 도합 46%로 계산했다. 나머지 27개 팀이 남은 54%의 가능성을 나눠 가졌다.

세 팀이 어떤 식으로 매치가 되든 월드시리즈 맞대결이 성사된다면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선사할 전망이다.

지난 1월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 스캔들로 인해 휴스턴과 다저스의 관계는 악화할 대로 악화했다.

다저스가 휴스턴 사인 훔치기의 직접적인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로 문제가 됐던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휴스턴에 3승 4패로 져 우승을 놓쳤다.

다저스와 휴스턴이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격돌한다면 다저스에는 응징의 기회가, 휴스턴에는 오명을 벗고 실력을 증명할 기회가 된다.

다저스와 양키스가 월드시리즈에서 만난다면 그것 자체로 꿈의 대결이다.

동부 최대 도시 뉴욕을 연고로 한 양키스와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를 홈으로 쓰는 다저스의 월드시리즈는 모두가 꿈꾸는 전통의 빅 매치다.

다저스는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서 탈출한 클레이턴 커쇼와 올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에 도전하는 워커 뷸러가 선발진을 이끈다.

류현진, 마에다 겐타(미네소타 트윈스)의 이적과 데이비드 프라이스의 시즌 불참 선언은 큰 손실이지만 알렉스 우드, 훌리오 우리아스 등 대체 선발 자원이 넉넉하다.

또한 선수층이 두터워 코로나19로 인한 예기치 않은 결원 등 여러 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도 최대 강점이다.

무엇보다 베츠와 코디 벨린저라는 양대 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의 강타자가 이끌 타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올해 내셔널리그에도 적용되는 지명타자 제도 역시 다저스의 공격력을 극대화해줄 요소로 꼽힌다.

휴스턴은 추악한 스캔들에 휘말려 명예를 잃었지만 3년 연속 100승을 이끈 막강 타선이 여전히 굳건하다.

여기에 지난해 신인왕 요르단 알바레스가 첫 풀타임 선발로 나서고, 최고 유망주 카일 터커가 타선에 힘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20승 투수 게릿 콜이 양키스로 이적한 상황에서 저스틴 벌랜더, 잭 그레인키의 ‘원투펀치’의 어깨가 무겁다.

양키스는 콜에게 3억240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다나카 마사히로, 제임스 팩스턴, J.A 햅, 조던 몽고메리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코로나19로 개막이 연기되면서 재활 중이던 장칼로 스탠턴, 에런 저지, 팩스턴 등은 개막전부터 나설 수 있게 됐다.

최지만(29)의 소속팀으로 양키스와 함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한 탬파베이 레이스의 돌풍을 점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팀당 60경기로 시즌이 단축돼 매 경기 총력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탬파베이의 강력한 불펜진이 결정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잠재력 넘치는 선수들이 가득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1선발 류현진이 가세한 토론토는 올 시즌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워싱턴 내셔널스는 중심타자 앤서니 렌돈(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과의 결별과 허약한 불펜진으로 인해 올해 실망스러운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어떤 것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최고의 선수라도 60경기 체제에서는 최악의 슬럼프를 겪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시즌이 예정대로 개막할지도, 또 팀당 60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어쩌면 가장 건강한 팀이 승자가 될 수 있는 올 시즌이다.

투구하는 양키스의 새로운 에이스 게릿 콜 [USA투데이 스포츠=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