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모셔가기 옛말…명문 대학원도 ‘취업한파’

코로나19에 기업들 채용규모 축소…아마존-MS만 고용확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미국 유명 대학원의 ‘MBA(경영학 석사) 모셔가기’도 옛말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 전통적으로 경영대학원 졸업예정자들을 주로 채용하던 다수 기업이 가을 채용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듬해 졸업 예정인 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가을부터 채용 모집에 나서는 게 관례지만 대형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를 비롯한 다수 대기업이 이를 취소하거나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년 가을 최대 100명의 MBA 2학년생을 채용하던 PwC의 경우 올해는 여름 인턴십을 마친 대학원생들만 취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드컴퍼니는 MBA 2학년생 채용 규모를 줄이기로 했고, 언스트앤영(EY)은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기다려보기로 했다.

따라서 여름 인턴십에 참여하지 못했거나 취소당한 재학생들은 내년 졸업할 때 구직활동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MBA협회가 1천개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응답 기업 60%가 올해 관리직을 덜 채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소매, 여행 업계는 물론 전자상거래 급증의 특수를 누리는 물류 업계조차 큰 폭으로 채용 계획을 줄일 방침이다.

내년 졸업예정자뿐 아니라 이미 맥킨지앤드컴퍼니와 보스턴컨설팅그룹 취업에 성공한 올해 졸업자들도 아직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이들 회사 정규직 신입사원들은 통상 여름부터 일을 시작한다.

명문 경영대학원은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80∼90%의 취업률을 자랑했으나, 올해는 자신의 커리어와 고소득 직장 취업을 위해 수십만달러를 들여 MBA 과정에 등록한 대학원생들에게 어느 때보다 불운한 계절이 된 셈이다.

다만 전통적인 대기업이 남긴 취업 공백을 첨단 기술기업들이 메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역대 어느 때보다 일찍 MBA 2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고용 절차와 인턴십 모집에 나서 예년보다 더 많이 채용할 계획임을 시사했다고 WSJ이 전했다.

라즈 에참바디 노스이스턴대 경영대학원장은 WSJ에 “전통적인 업계에서의 손실을 다른 분야의 기업들이 챙겨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위키미디어커먼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