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C, 분유업체 상대 주정부 입찰 담합여부 조사

애벗, 네슬레 등 대상…당국, 판매에 영향 미쳤는지도 파악중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분유 제조업체들이 주 정부 입찰 과정에 담합이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FTC는 웹사이트에 애벗 래버러토리스 등 분유 업체들이 “미국 주 정부들과의 입찰 과정에 담합이나 조율에 가담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FTC의 알바로 베도야 위원은 회사 간 담합이 WIC(미 농무부 여성·영유아 특별 영양 섭취 지원 프로그램) 제도를 넘어 더욱 광범위하게 판매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애벗의 변호인은 지난 2월 FTC에 보낸 이메일에서 담합이나 조율과 관련된 어떤 증거도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애벗은 지난 1월 FTC가 주 정부들의 분유 공급계약 입찰에 참여한 기업 조사와 관련한 정보를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FTC는 이 회사에 2016년 이후 주 정부 계약 등 분유 사업 관련 모든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WIC를 통해 거버 분유를 공급하는 네슬레의 대변인도 FTC로부터 관련 요청을 받았으며 이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파밀’의 레킷벤키저의 대변인은 특정 정부 조사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할 수 없다면서도 원칙적으로 사법·규제 당국의 요청에 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FTC는 발표 이외 추가 정보는 비공개라면서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번 FTC의 조사는 지난해 분유 대란의 원인이 된 애벗의 분유 공장 폐쇄 이후 시작된 법무부의 범죄 수사 등 연방 당국의 각종 조사 가운데 하나라고 WSJ은 전했다.

당시 분유 부족 사태는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혼란으로 인해 시작됐으며, 애벗 제품에서 박테리아 오염 가능성이 제기돼 이 회사 공장 일부가 가동을 중단하면서 상황이 더 악화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과 학계는 WIC를 포함한 대형 분유시장이 소수기업에 의해 독점되고 적시 공급망도 허술해 여전히 충격에 취약한 상태로 남아있다고 지적해왔다.

연방정부는 저소득층 가정에 분유와 특정 영양식품을 제공하는 WIC에 연간 60억 달러(약 8조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각 주 정부가 납품가 할인을 대가로 독점공급업체 선정 등 관리를 담당한다.

미국은 1989년부터 비용 절감과 제조업체들의 분유가 인상 우려에 대응해 WIC 제도를 통해 경쟁입찰을 실시해왔다.

분유업체의 입장에서도 공급업체로 선정된 주에서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데다 매장마다 일정 수량을 재고로 확보해 적극적으로 진열하는 경향이 있어 WIC 혜택을 받지 않는 소비자 대상 판매도 늘릴 수 있다.

게다가 의사의 추천을 받을 수 있고 해당 주의 병원에서 제공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농무부에 따르면 5월 초 현재 애벗은 32개 주와 WIC용 분유 공급계약을 맺고 있으며 레킷과 네슬레는 각각 12개 주와 6개 주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악 분유난’ 미국 분유 공수 작전…두달 후쯤 정상화(CG) [연합뉴스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