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학생 배려 제도 악용 지적…전문가 “공정성 흔들 수 있어”
미국 대학입학 표준시험인 SAT에서 장애 등을 이유로 추가 시간을 받는 학생 비율이 최근 10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학부모들은 경제력 있는 가정이 고액 진단을 통해 시험 편의를 확보하고 있다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뉴욕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는 2025년 SAT 응시생 가운데 6.7%가 추가 시간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2016년 2%에서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ACT에서도 편의 제공을 받은 학생 비율은 2013년 4.1%에서 최근 7%로 증가했다.
이 같은 시험 편의는 주의력결핍장애(ADD) 등 학습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마련된 제도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실제 장애 진단이 필요한 학생보다 훨씬 많은 학생이 추가 시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저지의 대학입시 컨설턴트 로리 콥 와인가튼은 한 입시설명회에서 한 학부모가 “학생의 80%가 추가 시간을 받는 것 같다. 그들은 필요하지 않다”고 불만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제도는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돈과 접근성을 가진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의 핵심은 진단 비용과 접근성이다. 보도에 따르면 뉴저지와 롱아일랜드 등 부유한 지역에서는 추가 시간 허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가 시험 추가 시간을 받을 수 있도록 신경심리학자에게 최대 1만달러를 지불해 진단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사례에서는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소화기 질환 진단을 통해 무제한 화장실 휴식 같은 편의를 신청하는 경우도 언급됐다. 우울증, 강박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불안장애 등도 ACT에서 시험시간 연장이나 무제한 휴식, 최대 4일간의 시험 응시 편의를 받을 수 있는 사유가 될 수 있다.
애틀랜타의 심리학자 스콧 해밀턴은 “편의 제공 제도가 남용되고 있으며, 내 직업군도 여기에 기여했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도적인 음모라고 보지는 않지만, 우리는 도움을 주려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밝혔다.
해밀턴은 실제로 한 가족이 자녀의 SAT 편의 제공을 받기 위한 진단을 기대하고 찾아왔지만, 장애 진단을 내릴 수 없다고 하자 화를 낸 경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의 기능이 매우 좋다고 말했는데 부모가 화를 내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라며 “SAT를 끝내지 못하는 것은 장애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ACT 측은 추가 시간을 받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이전부터 학교에서 편의를 제공받은 기록이 필요하며, 단순한 의사 소견서만으로는 자격을 얻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 시험에서 먼저 추가 시간을 받도록 교사에게 요청한 뒤, 이를 근거로 표준시험 편의를 신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롱아일랜드 학부모 아다시 비제이 머드길은 딸의 반 친구 가운데 최소 60명이 추가 시간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것은 부정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을 불리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반면 실제 편의 제공이 필요한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제도 자체가 위축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뉴저지의 대학상담가이자 학부모인 마니 레빈은 자신의 딸이 편의를 받을 때 주변 학부모들의 눈총을 받았지만, 이후 같은 부모들이 의사를 소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에게 이런 상황을 원하지는 않는다”며 “시험시간 30분을 더 받는다고 하버드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