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투계 공급 허브’ 지목 보고서 여파…동물단체 “대한항공이 이용당했다”
대한항공이 미국에서 필리핀으로 향하는 항공편의 수탉 운송을 전면 금지했다.
텍사스 일대가 필리핀 불법 투계 경기의 주요 공급 거점이라는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나온 조치다.
대한항공은 폭스뉴스에 보낸 성명에서 “미국에서 필리핀으로 향하는 모든 노선에서 연령에 관계없이 수탉 운송을 중단했다”며 “관련 법률과 규정에 따라 살아있는 동물을 합법적이고 안전하게 운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동물복지 비영리단체 애니멀웰니스액션(AWA)이 2025년 10월 발표한 보고서가 발단이 됐다.
보고서는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댈러스를 거쳐 텍사스주 타일러·롱뷰 지역까지 이어지는 지역을 ‘텍소마 투계 회랑(Texoma Cockfighting Corridor)’으로 명명하며 미국 최대 불법 투계 공급 거점이라고 지목했다.
보고서는 이 지역 수탉 사육업자들이 투계용 새를 수만 마리씩 필리핀 등지로 수출하는 데 대한항공을 주로 이용했다고 밝혔다.
댈러스 인근의 한 대형 수탉 사육 업체는 보고서에서 “필리핀으로 투계용 새를 전문적으로 밀수출하는 업체”로 명시됐다. 이들 업자들은 농업 또는 일반 농가 목적으로 위장해 수탉을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계용으로 훈련된 수탉 한 마리는 최대 2000달러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당국에 따르면 2022년 투계 도박 규모는 120억 달러 이상이었으며 대규모 대회에서는 하룻밤에 60만 달러가 오가기도 한다.
AWA는 대한항공의 결정 직후 성명을 내고 “대한항공이 자신들을 ‘농부’나 ‘일반 사육업자’로 위장한 투계꾼들에게 이용당하고 있었다는 방대한 증거를 제시할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투계는 미국 50개 주에서 모두 불법이다. 수탉을 사육하거나 농업 목적으로 판매하는 것 자체는 합법이나 투계 목적으로 해외에 수출하는 것은 연방법 위반이다.
텍사스주에서는 최근 1년간 대규모 투계 단속이 여러 차례 이루어져 수십 명이 체포되고 수십 마리의 수탉이 압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