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6·25 영웅에 ‘크리스마스의 기적’ 선장

흥남철수작전 당시 1만4천명 구출한 레너드 라루 선장 선정

정원 60명 화물선에 피난민 더 태우려 군수물자 버리고 항행

한국 국가보훈처는 흥남철수작전 당시 피난민 1만4천여 명을 구출한 ‘메러디스 빅토리호'(Meredith Victory)의 레너드 라루(1914년 1월 14일∼2001년 10월 14일) 선장을 12월의 6·25 전쟁영웅으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미국인인 라루 선장은 6·25 전쟁 당시 군수물자 수송 명령에 따라 함경남도 흥남 부두로 향했다.

당시 국군과 유엔군은 38선을 넘어 북진했지만, 중공군의 개입과 매서운 추위로 전황이 불리해지자 1950년 12월 15일부터 같은 달 24일까지 군인, 피난민, 군수 물자를 선박을 통해 흥남에서 철수시키는 계획을 세웠다.

라루 선장은 단 한 명의 피란민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군수물자를 버리고 피란민을 승선시키기로 했고, 그 결과 정원 60명인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1만4천여 명을 태웠다.

이후 항해 중 배 안에서 태어난 신생아 5명을 포함한 전원은 성탄절인 12월 25일 경상남도 거제도에 무사 도착했다.

이 일화는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불리며, 단일 선박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구조한 배’로 기네스북 기록에 오르기도 했다고 보훈처는 전했다.

한편 메레디스 빅토리 호에서 라루 선장과 함께 피난민 구출에 공을 세웠던 로버트 루니 제독(당시 1등 항해사)은 지난해 애틀랜타를 방문해 한미우호협회(회장 박선근)가 주최한 한국전 참전용사 헌화식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레너드 라루 선장의 재임 시절 모습(왼쪽)과 전역 후 가톨릭 수도사가 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