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코로나 치료제 판정승…처방량 머크의 10배

“팍스로비드가 라게브리오보다 효과 좋아”…대표적 코로나19 알약 자리잡아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가 머크사의 ‘라게브리오’를 누르고 미국에서 대표적인 ‘코로나19 치료 알약’으로 자리 잡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WSJ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공급 개선, 약국에서의 사용 확대로 미국에서 대표적인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알약이 됐다”고 전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4월 마지막 주 미국 내 팍스로비스 처방량은 7만6856건으로 라게브리오(6812건)를 10배 이상 압도했다.

다만, 진통제와 항협심증제 등 특정한 약을 먹고 있는 환자에게는 처방할 수 없고, 신장·간 기능 저하자도 복용에 주의해야 하는 등 사용이 다소 까다롭다.

머크사의 라게브리오는 병용이 금기되는 의약품이 없어 처방이 수월하지만, 입원·사망 예방 효과는 30%로 낮다.

필라델피아 템플대병원 감염병 임상 전문가인 제이슨 갤러거는 팍스로비드가 시장을 확실히 점유한 이유에 대해 “라게브이오도 장점이 있긴 하지만, 효능을 먼저 봐야 한다”며 “임상에서 팍스로비드의 효과는 확실했고 라게브리오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처방 기관과 환자의 인식 때문에 팍스로비드 처방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머크사는 미국의 코로나19 치료 가이드라인이 라게브리오보다 팍스로비드를 권장하고 있어 처방량에서 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이 회사 최고 의료책임자인 엘리아브 바는 “라게브리오는 긴급사용 허가만을 받은 상태여서 일반적인 마케팅이 금지돼 있다. 의약품에 대한 요청이 있을 때만 의사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같은 나라에서는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중증 예방을 위해 동네 약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확진되는 환자에게 즉시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해주는 ‘테스트 투 트리트먼트(test-to-treat)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머크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
머크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 [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