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전성기’ 대한항공, 백신으로 ‘날개’ 단다

2분기 역대 최대 화물 매출…하반기 백신 수송량 늘어날듯

화이자 백신 160만회분, 인천공항 도착
화이자 백신 160만회분, 인천공항 도착 (영종도=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11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우리 정부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직접 계약한 코로나19 백신 160만회분을 옮기고 있다. 

대한항공이 화물 운송을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전환했다.

코로나19 백신 국내 도입이 본격화하면서 하반기 대한항공의 백신 수송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9508억원, 영업이익 196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31% 증가했다.

지난해 3월 38회 운항했던 화물전용 여객기는 현재 월 800회 이상 운항하며 1년5개월만에 1만회 운항을 돌파했다. 총 수송물량은 40만t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기내 좌석 위 짐칸인 ‘오버헤드 빈’, 여객기 좌석에 화물을 탑재하는 ‘카고시트백’, 여객기 좌석을 제거해 화물을 싣는 기내 운송 등을 통해 화물 수송량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방호복, 마스크 등의 방역용품과 백신은 코로나 사태 이후 대한항공의 대표적인 수송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도입되는 백신의 경우 아시아나항공도 일부 수송하고 있지만, 외항사와 대한항공이 대부분을 수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신속한 국내 코로나 도입을 위해 항공기 스케줄을 조정하고, 콜드체인(저온유통) 시설·장비를 지속해서 보강하고 있다.

이달 4일 대한항공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수송한 화이자 백신은 대한항공 단일 백신 수송량으로는 최대인 253만회분이었다.

대한항공은 이달 매주 수요일 백신을 국내로 수송하고, 이후 백신 수송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애초 인천~암스테르담 노선을 목요일 오후 도착 일정으로 운항했지만, 백신 육상 수송 연계 등을 고려해 수요일 오전 도착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글로벌 항공사로서 코로나 백신 수송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의약품 및 의료물자 수송에도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LCC(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은 2분기에도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제주항공의 올해 2분기 매출은 751억원, 영업손실은 712억원이다.

제주항공은 국제선 운항 중단에 따라 국내선을 확대했지만, 지난달 국내 코로나 4차 유행이 시작되면서 기대했던 성수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국제선 여객 운항 중단이 장기화면서 화물 사업에 집중하는 대형항공사(FSC)와 LCC 간의 실적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