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에 수돗물도 끊겼다…”기후변화가 식수까지 위협”

미시시피주 잭슨시 상수도 시설 수일째 멈춰

미시시피를 덮친 홍수로 주도인 잭슨시에서 며칠째 식수 대란이 계속된다고 CNN 방송과 뉴욕타임스(NYT)가 1일 보도했다.

수돗물을 공급하는 상수도 시설이 가동되지 않아 잭슨시 주민 15만∼16만명 정도가 제대로 씻지도 마시지도 못한 채 불편을 겪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말 폭우와 홍수로 인근 펄강이 범람하면서 잭슨시 일대가 침수됐는데, 이 과정에서 최대 상수도 시설의 수압 관리에 문제가 생겨 수돗물을 내보내지 못하게 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샤워하는 동안 입을 벌리지 않도록 해야한다”면서 “당분간 식수는 끓인 물을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주방위군이 동원돼 생수병을 나눠주고 있지만 금방 동이 나는 상황이어서 주민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빈손으로 돌아가는 처지라고 CNN은 전했다.

학교는 등교를 중단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고, 식당과 호텔도 사실상 문을 열 수 없는 지경이다.

문제는 언제 상수도 운영이 정상화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잭슨시 상수도 시설은 작년 초 겨울 폭풍이 덮쳤을 때는 한 달 동안 가동이 중단되는 등 이전부터 수시로 문제를 일으켜왔다.

주민들이 대책을 요구하자 올해 미 환경보호국(EPA)이 연방예산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시당국이 상수도 시설 개선에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 20억 달러보다는 턱없이 적은 액수여서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져 왔다.

그런 상황은 올해 7월을 기점으로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점점 수질이 탁해지던 와중에 상수도 펌프가 훼손되면서 단수 우려가 제기됐고, 지난주에는 홍수가 겹치면서 정수 처리가 불가능해졌다.

이에 미 백악관은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통해 향후 90일간 비상사태 해소를 위해 필요한 예산의 최대 75%를 지급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러한 사태와 관련해 NYT는 기후변화가 수돗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지경이 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홍수, 산불, 허리케인 같은 재난을 일으키는 것뿐 아니라 미국인이 깨끗한 식수를 구하는 것조차 기후변화에 위협받는 지경이 됐다는 점에 경각심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미하일 체스터 교수는 “우리가 기반 시설을 개선하는 속도에 비해 기후가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 중”이라며 “위기가 코앞에 닥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