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2040년 이후 전기차·연료전지차만 판매

장기 경영전략 발표…세계시장서 현재 비중은 1% 미만

일본 자동차업체 혼다가 2040년 이후 세계시장에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차만 팔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혼다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장기 경영전략으로 2040년을 기준으로 세계시장에 전기차(EV)와 연료전지차(FCV)만 내놓겠다는 경영목표를 전날 발표했다.

순수 휘발유 차량은 물론이고 하이브리드차(HV)도 팔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본 주요 자동차업체 가운데 ‘탈(脫)휘발유 차’로의 전면 이행 계획을 밝힌 것은 혼다가 처음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혼다는 이 청사진을 이행하기 위해 일본시장에서 2024년 경차 EV를 시판하는 등 2030년까지 EV와 FCV 비중을 20%로 높이고 나머지 80%를 HV로 채울 예정이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선 EV와 FCV의 판매 비율을 2030년 40%, 2035년 80%로 높여나갈 방침이다.

혼다의 지난해 세계시장 판매는 445만대로, EV와 FCV 비중은 합쳐서 1% 미만이었다.

혼다는 전동화 등의 연구개발에 앞으로 6년 동안 5조 엔을 투입하고 EV 전용 공장 신설도 검토하기로 했다.

혼다와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오랫동안 세계 휘발유 차 시장을 이끌었고, 휘발유와 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HV 시장에서도 선도적인 지위를 지켰다.

협력업체를 포함한 일본 자동차 업계는 이를 통해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일본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탈탄소 사회를 지향하는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EV 분야에선 중국 업체 등에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일본 자동차 업계는 작년 9월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환경중시 정책을 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보조를 맞춰 2050년까지 온실가스 실질 배출량을 제로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뒤 EV와 FCV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지난 22일 미국 주도로 열린 온라인 기후정상회의에선 일본의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 대비 46%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일본 정부는 원래 2013년 대비 2030년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26%로 제시해 놓았으나 스가 총리가 이번에 이 목표치를 대폭 높였다.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이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2040년 이후로는 세계 시장에 전기차(EV)와 연료전지차(FCV)만 내놓겠다는 경영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