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 만으로 5가지 암 조기 진단

미국 연구팀, DNA 변화 통해 암세포 파악

대장암-식도암-간암-폐암-위암 포착 가능

대장암, 식도암, 간암, 폐암, 위암 등 5가지 암을 기존의 진단법보다 최장 4년 일찍 포착할 수 있는 혈액검사법이 개발됐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의 장쿤 생명공학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이 혈액검사법은 암세포에서 유리돼 혈액 속을 떠도는 특정 유전물질을 잡아내는 것으로 정확도가 매우 높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23일 보도했다.

암세포는 주기적으로 자신의 DNA 조각을 혈액 속으로 떨어뜨린다. 그러나 이 DNA 조각들은 너무 적다. 특히 종양의 크기가 작을 땐 거기서 떨어진 DNA 조각을 잡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혈액검사법은 DNA 조각이 아니라 DNA에 발생한 화학적 변화, 즉 메틸화(methylation)를 찾는 것이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서열에는 전혀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DNA에 소분자들이 달라붙어 DNA 구조에 변화가 생기면서 해당 유전자가 신체로부터 오는 생화학적 신호들에 과잉 또는 과소 반응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 혈액검사법이 얼마만큼 정확한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장기간의 건강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605명의 혈액 샘플을 이용했다.

이들은 연구 시작 땐 모두 건강하고 암 증상이 없었지만, 그 후 4년 사이에 191명이 대장암, 식도암, 간암, 폐암, 위암 진단을 받았다.

암 진단 최장 4년 전에 이 혈액검사로 이들의 암을 전체적으로 95% 잡아낼 수 있었다.

이들은 암이 발생했음을 보여주는 특정 표지를 이미 혈액 속에 지니고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혈액검사의 정확도는 암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이를테면 간암은 100%, 식도암은 91%였다.

전체적인 허위 양성률(false-positive rate)은 약 5%였다.

연구팀은 앞으로 검사법의 개선을 통해 허위 양성률은 0%에 가깝게 떨어뜨릴 계획이다.

그러나 이 혈액검사법이 최종적으로 완성되기까지는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는 등 아직 갈 길이 멀다.

암을 일찍 발견하면 치료 선택이 많아지고 따라서 생존율도 높아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미국 암학회(ACS) 의료 실장 윌리엄 캔스 박사는 암 진단을 위한 다양한 혈액검사법이 개발되고 있다면서 이 혈액검사법은 “중요한 진일보”라고 평가했다.

정확도가 높을 뿐 아니라 비교적 소량의 혈액 샘플로도 검사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발표됐다.

혈액검사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