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교수, 한국 수학자 최초 필즈상 수상 쾌거

한국서 어린 시절보내고 석사까지 마친 ‘국내파’

리드 추측, 로타 추측 등 수학계 난제 증명 주목

필즈상 수상한 허준이 교수
필즈상 수상한 허준이 교수 (헬싱키=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열린 국제수학연맹(IMU) 필즈상 시상식에서 필즈상을 수상한 뒤 메달과 함께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

한국계 수학자인 허준이(39. June Huh)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5일(현지시간) ‘수학 노벨상’ 필즈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제수학연맹(IMU)은 이날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허 교수를 필즈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미국 국적이지만 한국 수학자로서는 최초 수상이다. 이전까지 한국계나 한국인이 이 상을 받은 적은 없었다.

필즈상받는 허준이 교수(오른쪽)
필즈상받는 허준이 교수(오른쪽) (헬싱키=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5일(현지시간)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 

수상자에게는 금메달과 함께 1만5천 캐나다 달러(약 1500만원)의 상금을 준다.

나이 제한 때문에 39세(1983년생)인 허 교수에게는 올해가 필즈상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해였다.

필즈상은 4년에 한 번 열리는 국제수학자대회(ICM)에 맞춰 수여된다. ICM은 기초과학분야 최대 학술대회로 전세계 수학자가 참여한다.

허 교수는 수상 뒤 연합뉴스에 “필즈상 수상자 명단엔 제가 하는 분야인 대수기하학에 큰 공헌을 하신, 저에겐 영웅 같은 분들도 이름이 줄줄이 있다”며 “그 명단 바로 밑에 내 이름이 한 줄 써진다고 생각하면 이상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필즈상 수상자 선정 이유에서 나열한 결과와 논문들을 보면 “제가 혼자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동료들과 같이 진행한 연구들이 많다”면서 “그 동료들을 대표해서 제가 큰 상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이를 계기로 앞으로 더 꾸준히 신나고 재미있게 연구하고 공부하는 삶을 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필즈상 수상한 허준이 교수
필즈상 수상한 허준이 교수 (헬싱키=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수학 노벨상’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 

허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아버지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와 어머니 이인영 서울대 노어노문과 명예교수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 뒤 초등학교부터 대학 학부와 석사 과정까지 한국에서 마쳤다.

2007년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물리천문학부 학사, 2009년 같은 학교 수리과학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박사 학위는 2014년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받았다.

허 교수는 박사 과정을 위해 미국으로 유학길을 떠난 이후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 등 오랜 수학 난제들을 하나씩 증명하면서 수학계에 명성을 떨쳤다.

리드 추측은 채색 다항식을 계산할 때 보이는 계수의 특정한 패턴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1968년 제기된 수학계 난제 가운데 하나였다.

허 교수는 뛰어난 연구 업적과 왕성한 연구 활동으로 앞서 사이먼스 연구자상, 삼성 호암상, 뉴호라이즌상, 블라바트닉 젊은과학자상 등을 받은 바 있다.

[그래픽] 수학자 허준이 한국계 최초 필즈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