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여행객 코로나 후 최대….영화관도 개관

확산세 진정에 문 여는 미국…”또 다른 급증 올것

전문가들 “백신 덕에 입원·사망 급증은 막을지도”

전염성이 더 강한 변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여전한 가운데 미국이 서서히 닫혔던 문을 열고 있다.

항공 여행객 수가 늘면서 연일 새 기록을 쓰고 있고, 영화관과 테마파크, 야구장, 스타디움 같은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시설도 다시 손님을 맞이할 채비에 나서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여전히 하루 5만∼6만명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코로나19의 4차 확산 위험이 있다는 점을 들어 “아직 규제를 완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우려하고 있다.

연방 교통안전청(TSA)은 지난 11∼17일 1주일간 공항의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항공 여행객이 870만여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했다고 CNN 방송이 18일 보도했다.

1주일간의 항공 여행객으로는 지난해 3월 미국에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본격화한 뒤 가장 많은 수치다. 이 기간 항공 여행객은 매일 100만명을 넘겼는데 1주일 내내 여행객이 100만명을 넘긴 것도 처음이다.

팬데믹 이후 하루 여행객이 가장 많았던 날도 지난 12일(135만7111명)이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여행을 하지 말라고 미국인들에게 권고하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지난 8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을 위한 활동 지침을 내놓으면서 “여행이 급증할 때마다 이 나라에서 (코로나19) 환자의 급증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 최대 영화관 체인인 AMC 시어터는 미국 내 영화관의 98%를 19일 문 열고 이어 1주일 뒤 추가로 더 개관할 계획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AMC 최고경영자(CEO) 애덤 에런은 “미국의 모든 AMC 상영관을 폐쇄한 게 정확히 1년 전이었다”며 “AMC는 우리 고객과 동료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최고의 헌신과 함께 재개관하고 운영한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주도 이날 방역 규제 완화와 함께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시설에 대한 새로운 운영 지침을 내놨다.

이에 따라 스타디움과 농구장, 야구장 등의 대규모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시설은 22일부터 정원의 12%까지 고객을 받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대규모 행사장, 결혼식장, 여름 캠프 야영장 등도 인원 제한 속에 영업이 허용된다.

리애나 웬 조지워싱턴대학 방문교수는 17일 “우리가 감염자 수의 급증을 보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웬 교수는 “그래도 이번에 도움이 되는 것은 요양시설 입소자나 노인 등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이제는 백신 접종을 마쳤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입원 환자와 사망자의 급증을 막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웬 교수는 다만 이 경우 병원이 환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되는 위기 상황이 닥치지 않으면서 주지사·시장 등 지도자들이 방역 규제를 부활하지 않고 그 결과 백신 접종 속도보다 더 빨리 감염자가 늘면서 “변이 대 백신의 경주에서 우리가 질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3천만명에 근접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까지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2961만1000여명, 사망자 수를 53만8000여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로스앤젤레스(LA) 톰브래들리 국제공항에서 승객들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