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헌츠빌 수소탱크 기업 ‘시마론’ 인수

NASA 벤처기업으로 출발…스페이스X에 고압탱크 공급

한화, 수소분야 라인업 구축…우주항공산업 진출도 박차

한화솔루션이 미국 딜레이홀딩스 인수를 통해 이 회사의 자회사인 고압탱크 업체 ‘시마론’까지 소유하게 됐다.

한화솔루션은 이를 계기로 그린수소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이 가운데 시마론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사내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딜레이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딜레이홀딩스는 시마론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계약을 통해 한화솔루션은 시마론까지 인수하게 된다.

딜레이홀딩스는 NASA 연구원 출신인 톰 딜레이가 본인 이름 따서 설립한 일종의 지주회사다. 시마론은 딜레이가 2008년 NASA 사내 벤처로 설립해 2015년 독립했다. 시마론은 특히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사에 고압탱크를 공급하고 있다.

톰 딜레이는 23년 동안 항공 소재 분야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우주선용 고압탱크 특허를 비롯해 경량 탱크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시마론은 현재 앨라배마주 헌츠빌에서 대형 수소탱크, 항공우주용 탱크 등을 생산한다. 톰 딜레이는 향후 한화솔루션과 함께 업무를 계속 진행하게 된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내년 4월에 인수 작업을 끝낼 계획”이라며 “인수자금(수백억 원대)을 포함해 2025년까지 총 1억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해 글로벌 수소탱크 사업 기반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1일 1조2000억원대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소 저장·유통 부문에 1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번 딜레이 인수와 투자에 들어가는 금액과 일치한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인수를 통해 수소탱크 사업 부문에 걸친 전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2월엔 국내 업체인 태광후지킨의 수소탱크 사업을 인수해 수소 기반 드론·승용차·상용차 등에 적용되는 탱크를 생산하고, 시마론을 통해선 대형 수소 운송용 트레일러·충전소용 탱크를 생산해 수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여기에 시마론이 보유한 항공우주용 탱크 기술을 활용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항공우주, 선박용 액화가스탱크 분야까지 시장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시마론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 개발 업체 스페이스X에도 탱크를 공급했다.

시마론은 수소탱크 제조에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의 넵튠(Neptune) 탱크는 초대용량(2000ℓ)의 타입4 복합소재 탱크로, 동일 용량 탱크 중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압력(517bar)으로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시마론의 고압탱크는 우주항공용 탱크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차별화된 소재·구조 기술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시마론사의 수소탱크/한화솔루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