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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사망했는데…애틀랜타총영사관 “착각했다”

조지아주 현대-LG 배터리 공장, 유선복씨 사망 사고 ‘은폐 의혹’

“영주권자로 확인” 한국 국회서 지적…안전 관리체계 부실 논란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지난 2년간 노동자 3명이 사망한 사실이 한국에서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사망자 가운데는 한국 국적의 영주권자도 포함(본보 기사 링크) 있었지만 애틀랜타총영사관은 해당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회)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건설 중인 현대-LG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는 2023년부터 올해 5월까지 총 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 가운데 지난 3월 사망한 유선복 씨는 한국 국적의 미국 영주권자였으며, 현지 한인 언론과 국내 언론에도 이미 관련 보도가 나간 상태였다.

그러나 애틀랜타총영사관이 제출한 공식 보고서에는 해당 사실이 누락돼 있었고, 오직 5월 사망한 미국인 노동자 1명만 기재돼 있었다.

의원실이 이 사실을 지적하자, 영사관 측은 “착각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 측은 “총영사관이 자국민의 사망을 인지조차 못했다는 점은 심각한 외교 행정 부실”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실이 확보한 현지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공장은 복잡한 하청·재하청 구조로 인해 안전 관리가 심각하게 약화돼 있었다.

연방 산업안전보건청(OSHA)에 보고된 산업재해만 70건을 넘었으며, 불법체류 신분의 근로자들이 추방을 우려해 신고하지 못한 경우까지 포함하면 실제 사고 건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정 의원은 “조지아 배터리 공장처럼 대규모 해외 투자 프로젝트는 노동, 이민, 지역 정치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현장”이라며 “현지 공관이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정부와 실시간으로 공유할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사례를 계기로 외교부는 재외공관의 정보 수집 및 분석 기능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 기업의 안전·노동 실태를 체계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공장은 지난달 4일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급습해 300여 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구금된 사건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이상연 기자
현대차 서배너 메타플랜트 공장 입구/이승은 기자 Atlanta K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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