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목사들, 민주후보 지지 회견 계획했었다

CNBC 조지아주 상원 결선 앞두고 ‘아시안 크리스천 파워’ 조명

“한인 71%는 기독교인”…당파성 옅어 민주-공화 집중공략나서

지난 17일 회견 예정, 결국 취소…면세 혜택 등 우려 거론 꺼려

오는 5일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를 앞두고 아시안 기독교인들이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는 ‘열쇠(key)’로 부상하고 있다고 CNBC가 보도했다.

매체는 지난 31일 특집기사(링크)에서 헬렌 김 호 AAAJ 애틀랜타 전 대표, 헬렌 진 김 에모리대 신학대 교수, 제임스 우 AAAJ 애틀랜타 대외협력부장 등 한인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시안 크리스천’들의 투표 경향을 집중 조명했다. 특히 이 기사를 통해 일부 한인 목사들이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 기자회견을 계획했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공개됐다.

헬렌 김 호 전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주의 한인 교회에 부모님과 함께 출석했다”면서 “교회는 우리 부모님이 유일하게 기부를 하는 비영리단체였다”고 회상했다.

퓨 리서치(Pew Research)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계 미국인의 42%가 기독교인으로 조사됐으며 한인은 전체의 71%가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밝혀 필리핀계(89%)에 이어 아시안 가운데 2번째로 기독교인 비율이 높았다.

헬렌 진 김 교수는 “교회는 아시아계 주민들의 커뮤니티 센터이자 생활을 지원해주는 네트워크이다”라면서 “이 영적인 커뮤니티는 소속 구성원들의 투표 행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지만 이같은 중요성이 지금까지는 소홀히 여겨져 왔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우 부장은 “영어가 편하지 않은 1세대 아시안 이민자들과 난민들은 종교그룹을 통해 사회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면서 “많은 회중이 모이는 교회 커뮤니티는 이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적 성향으로 보면 아시안 기독교인들은 백인 복음주의자들이나 흑인 프로테스턴트 같이 극도의 당파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지난 대선에서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78%는 트럼프 대통령을, 흑인 프로테스턴트들의 90%는 바이든 당선인을 지지했다.

재널 웡 메릴랜대 정치학과 교수는 “아시안 크리스천들은 백인 복음주의자에 비해서는 덜 보수적이지만 복음주의자가 아닌 사람들보다는 더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들은 낙태와 같은 문제에서는 공화당 편이지만 이민이나 헬스케어, 인종문제에서는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대로 소수계인 아시안과 아시안 크리스천들에게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정당은 민주당이다. 존 오소프 후보 캠프는 CNBC에 “지난 2020년 아시아계의 종교관련 행사 10여건을 조직해 개최했다”고 밝혔다. 오소프 캠프의 아시안 담당 디렉터인 캠 애쉴링은 “지난 대선을 위해 ‘바이든을 위한 아시아계 크리스천 그룹(AAPI Christians for Biden)’을 조직했고 이 조직이 상원 결선투표까지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쉴링에 따르면 이 조직은 지난달 17일 애틀랜타의 한인 목사들과 함께 오소프와 워녹 등 민주당 상원 결선 후보들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려 했지만 이 회견은 결국 무산됐다. 오소프 캠프 측은 “기자회견에 참석하려 했지만 버스 투어 행사와 스케줄이 겹쳐 안타깝게 참석할 수 없었다”고 밝했고 워녹 후보측은 “회견 전날 참석이 취소됐으며 스케줄이 겹친 것이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로 했던 한병철 애틀랜타 중앙장로교회 담임목사는 이와 관련 “교회가 정부의 면세 혜택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정치적 행동에 대한 규제가 있다”면서 “하지만 교회 지도자의 개인적인 참여나 비당파적인 선거참여 캠페인 등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 목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동료 한인 및 아시안 목회자들이 정치문제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있지만 아시안 기독교인들의 시민참여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교회에 처음 부임했을 때부터 교인들에게 유권자 등록을 하고 직접 투표에 참여하라고 권고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표참여는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권리와 의무의 문제라고 늘 얘기해왔다”면서 “이번 선거와 앞으로의 미국 정치에서 아시아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뒤로 물러서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 유세에서 군중에 손을 흔드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가운데)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들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