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한인회 “라디오 방송, 도 넘었다”

이홍기 회장 “근거없이 한인회 비난…개인 공격까지”

지난 3일 열린 3분기 이사회서 공식 안건으로 상정

회관 관리위 재정도 거론…일부 이사 “법적 대응해야”

지난 3일 열린 애틀랜타한인회 제3분기 이사회에 특이한 안건 하나가 상정됐다. 안건의 제목은 ‘방송에서의 루머 양산’으로 애틀랜타라디오코리아(대표 박건권)을 지목한 것이었다.

이홍기 한인회장은 이같은 안건이 상정된 이유에 대해 “한인 라디오 방송이 연일 한인회를 비난하고 회장에 대한 인신공격을 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했기 때문”이라며 “할 말은 많지만 일단 이달까지 지켜본뒤 종합적인 대책을 세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애틀랜타라디오코리아는 방송을 통해 한인회장 선관위가 후보자격과 당선증 발급 과정에서 한인회칙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최근 맹공을 퍼부었다. 또한 일부 출연자들이 현 한인회 보이콧과 함께 이른바 ‘북부 한인회’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애틀랜타라디오코리아 측은 “한인회칙을 위반해 공정한 선거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언론으로서 지적한 것”이라며 “한인회가 먼저 자신을 뒤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홍기 한인회장이 이처럼 애틀랜타라디오코리아와 날선 모습을 보이는 데는 초기 이사장 선임과 한인회관 관리위원회(위원장 김백규)의 재정 집행 과정 등에서 박건권 대표와 쌓인 갈등이 이유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 7월 관리위원회가 박건권 대표에게 음향 및 조명 장비 구입비로 6만달러를 지급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홍기 회장과 김백규 위원장이 갈등을 빚었고 이 사건이 결국 관리위원회 집단 사퇴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관리위원회의 재정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손준남 감사는 보고를 통해 “감사를 실시할 수 없을 정도로 회계자료와 내역이 부족하다”면서 “실제 구매 내역과 공사 내용에 대한 실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손 감사는 “특히 음향 및 조명 비용으로 지출된 6만달러의 영수증 가운데 2개의 구매를 제외하고는 모두 박건권 개인과 애틀랜타라디오코리아로 배송돼 실제 구매여부에 대한 실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손 감사에 따르면 회관 바닥과 무대 등의 공사에도 재료 구입내역과 용역(labor) 내역, 인보이스 등이 전혀 없이 수표가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 이후 이경성 이사장은 “경쟁입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수십만달러를 사용하면서도 애프터서비스를 하나도 받지 못한 사실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로 합류한 홍육기 이사는 “이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회장과 이사장이 건립위원회 멤버들을 상대로 법적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송미숙 이사는 “이홍기 회장이 직접 김백규 위원장을 만나서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홍기 회장은 “김백규 위원장은 한인사회를 위해 오래 봉사한 분이고 일부의 잘못된 이야기를 듣고 결정을 내린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가능하면 김백규 위원장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사회에 보고된 건립위원회 재정은 수입 43만3260달러, 지출 36만1521달러에 잔고 8만1739달러로 보고됐다. 하지만 이사회가 열리는 날 음향 및 조명 설치비로 8237달러가 지급돼 현재 잔고는 7만3502달러다. 수입 가운데 40만달러는 주중광 박사 후원금이며 지출 가운데 20만달러는 지붕공사 비용으로 이 공사는 라이프타임 워런티를 받았다.

이상연 대표기자

한인회 이사회가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