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도 코로나가 ‘뉴노멀’…숨기지 말아야

확진자 급증해 이미 ‘일상’됐지만 사회적 낙인 등 우려 ‘쉬쉬’

사업체 등 소극적 대응으로 문제 키워…공개하는 용기 필요

애틀랜타를 비롯한 미주 한인사회도 코로나19 대확산 피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웃과 교회, 일터 등에서 한인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 감염이 ‘일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한인들이 여전히 ‘사회적 낙인(stigma)’ 등을 우려해 코로나 감염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바람에 확산 방지에 걸림돌이 되기도 해 이에 대한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애틀랜타의 한 단체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코로나19 감염 사실과 입원 및 퇴원 과정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산소 호흡기를 통한 치료과정을 그대로 알리고 주변에 기도를 부탁해 많은 사람들이 격려과 위로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사례는 극히 일부에 속하는 편이고, 대부분의 한인들은 감염사실을 알리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특히 교회와 직장 등의 경우 집단 감염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 입단속을 하다 결국 사실이 공개돼 지탄을 받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에 감염사실을 솔직히 알렸던 한 한인은 기자에게 “코로나19 양성반응을 처음 통보받았을 때 머릿속에 처음 떠오른 생각은 건강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주변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걱정이었다”면서 “체면 문화가 강한 한인사회에서 감염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나와 접촉했던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는다면 죄를 짓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직장이나 조직 내에서 차별을 받을까 우려해 감염사실을 숨기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 한인 변호사는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차별을 하거나 감염자에게 유급휴가를 주지 않는 업주는 법적 처벌을 받게 돼 있다”면서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신규 행정명령을 통해 직장내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감염우려가 있을 경우 비감염 직원들에게도 자택근무나 유급휴가를 허용하도록 했기 때문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식업 종사자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을 위해 적극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김종훈 미 동남부외식업협회장은 “식당 업계의 경우 종업원 가운데 확진자가 나왔다는 루머 만으로도 경쟁업체의 공격대상이 되는 등 치명적인 피해를 당했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감염후 대처를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고, 백신접종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안심을 주는 것이 필수적인 단계가 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에 계속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당국의 지침을 철저히 지켜는 한편 확진자가 발생한 사업체는 접촉 직원 격리와 사업장 전문방역 등을 통해 신속히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코로나19 관련 안내문./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