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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 협상, 한인 소비자 지갑에도 영향

한국 수입상품 가격 인상 불가피…삼양 ‘불닭’ 등 영향권

농심·CJ·SPC는 현지생산…뷰티·패션업계도 대응 나서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을 타결하면서, 미국 내 한인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K푸드·K뷰티 브랜드의 가격 변화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특히 삼양식품, 대상 등 수출 중심 업체들은 일부 품목의 미국 내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애틀랜타를 포함한 미주 한인 사회의 소비 패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관세 협상에 따라 한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는 기존 보편세율 10%에서 15%로 인상된다. 이는 애초 예고됐던 25%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한미 FTA가 적용되지 않는 구조 속에서의 인상이기 때문에 국내 제품을 애용해온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 삼양식품, 미국 전역 가격 인상…“불닭도 예외 아냐”

삼양식품은 관세 인상 직후 “일부 품목의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삼양의 ‘불닭볶음면’과 같은 인기 K라면 제품은 애틀랜타 H마트, 코스트코, 월마트 등에서 높은 판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현지 한인들의 체감도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은 모든 수출 물량을 경남 밀양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직수출하고 있어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그동안 원가 절감, 물류 최적화 등을 통해 가격 인상 없이 버텨왔지만, 관세 15% 인상으로 인해 가격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 대상 “미국 공장도 부족”…가격 협의 돌입

‘종가집’ 브랜드로 익숙한 대상도 영향을 받고 있다. LA 공장과 미국 식품업체 럭키푸즈 인수 등을 통해 현지 생산 인프라를 확보했지만, 여전히 수출 비중이 높아 관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상은 “제품·유통 채널별로 가격 조정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으며, 향후 현지 공장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애틀랜타와 미 동남부 지역에서 종가집 김치, 반찬류 등을 구입해온 소비자들에게도 가격 변화가 감지될 전망이다.

◇ 농심·CJ·SPC 등은 ‘현지 생산’으로 안정세

반면, 미국 내 공장을 보유한 농심, CJ제일제당, SPC그룹 등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이다. 농심은 캘리포니아 1·2공장에서 대부분의 라면류를 생산하고 있으며, CJ는 미국 전역에 걸쳐 20개 이상의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들 기업은 수출이 아닌 현지 제조·판매 구조를 갖추고 있어 관세 인상에도 큰 변화 없이 가격 안정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PC그룹 역시 “미국 내 완제품 조립(반제 방식) 제품은 다른 세율이 적용되므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당장의 소비자 가격 인상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 K뷰티·패션 업계도 대응 준비…가격 인상 가능성은 열려 있어

K뷰티 브랜드로 대표되는 아모레퍼시픽과 에이피알, 한국콜마 등도 중장기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원가 부담 증가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필요시 가격 인상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콜마는 미국 내 2개 공장을 활용해 현지 생산 중심의 수익성 방어 전략을 택했다. 이에 따라 K뷰티 제품의 직접 가격 인상은 당장은 제한적이지만, 유통 마진 또는 프로모션 규모 축소 등 간접적인 영향은 미주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 될 수 있다.

패션 업계는 국내 생산 비중이 낮고,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서 주로 생산해 영향은 적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남미·일본 시장으로의 수출 다변화 전략을 강화하며 미국 시장 내 변동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과 비교’의 시대

애틀랜타 지역을 포함해 미국 전역의 한인 소비자들은 그동안 ‘가성비’와 ‘익숙함’으로 선택해왔던 K푸드·K뷰티 제품의 가격 변화 앞에서 선택의 고민에 직면하게 됐다. 일부는 미국 현지 브랜드나 대체 가능한 아시안 브랜드로 눈을 돌릴 수 있고, 일부는 대용량 구매, 세일 기간 이용 등의 방식으로 가격 상승을 상쇄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연 기자, 한국뉴스 종합

뉴욕 타임스퀘어의 불닭소스 영상./삼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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