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외유입 확진 무증상이 2배 많아”

7월 180명…무증상자 116명 > 유증상자 64명

검역·방역관리 ‘비상’…외국국적자가 74% 차지

최근 들어 한국 코로나19 해외유입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무증상자’가 ‘유증상자’보다 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열이나 기침 등 아무런 증상이 없는 무증상 환자의 경우 검역과정에서 걸러지지 않더라도 국내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 도중 양성 판정을 받기 때문에 지역전파 위험은 없다는 게 방역당국의 일관된 설명이지만 입국 후 국내 이동과정에서 제한적으로나마 지역사회에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10일 입국자 수는 총 3만9천245명이며, 이 중 0.46%인 18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은 통계를 언급하면서 “180명 중 입국 당시 유증상자가 64명, 무증상자가 116명으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무증상자가 유증상자보다 배 가까이 많은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과 맞물려 국내로의 유입 사례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2주간 신규 확진자 722명 가운데 해외유입 확진자는 총 308명으로, 42.7%를 차지했다. 이는 직전 2주(6월 15∼29일)의 해외유입 비율 34.1%(636명 중 217명)보다 8.6% 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특히 해외유입 확진자 중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해외유입 누적 확진자 1천872명 가운데 내국인은 1325명으로 70%를 웃돌지만, 최근 1주일(7.5∼11) 상황만 보면 해외유입 확진자 158명 중 외국인이 116명을 기록해 73.4%에 달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외 아시아 지역으로부터의 유입자가 눈에 띄게 늘면서 전체 해외유입 누적 확진자의 35.3%(660명)를 차지하고 있다. 곧 미주 지역(35.4%, 662명)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해외유입 확진자 43명 중에서도 필리핀이 1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우즈베키스탄 9명, 미국 4명, 카자흐스탄과 멕시코 각 3명 등의 순이었다

한편 국가별로 국내 입국 목적은 유학이나 친지 방문, 취업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정 본부장은 “대부분 90일 이내의 단기 방문·단기 취업과 관련된 것이었으며, 그다음이 연수·유학·구직 등 장기 체류 목적이었다”면서 “그 외에는 가족이나 친지 방문 목적으로 입국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발 입국자 중에는 재외 교포들의 국내 방문이 많았고, 필리핀은 선원들이 교대하기 위해 입국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해외유입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정부는 공항과 항만에서의 검역 및 방역 대책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 9일부터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방역강화 대상’ 4개국에서 들어오는 정기 항공편의 좌석 점유율을 60% 이하로 운항하도록 하고, 해당 국가로 출국할 경우 재입국 허가를 제한한 데 이어 이날부터는 이들 국가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을 대상으로 출발일 기준으로 48시간 이내에 발급된 유전자 검사(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항만으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 선원에 대해서는 임시생활시설에서 14일간 의무적으로 격리하도록 조치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63명 중 해외 유입 확진자가 33명으로 집계된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해외 입국자들을 안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