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의 또다른 고민, “신학대학원 미달”

코로나19 사태속 목회학석사 과정 정원의 절반도 못채워

목회자 기피 현상 심각…BBC “한국 목사들 투잡, 쓰리잡”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한국의 교계가 신대원(신학대학원) 목회학석사(MDiv) 과정의 정원 미달사태로 또다른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 계열 신문인 한국 국민일보는 지난달 30일자 기사를 통해 “2021학년도 일반전형 결과 장로회신학대와 총신대, 합동신학대학원대가 각각 2.41대 1, 1.44대 1, 1.20대 1로 지원자가 입학정원을 초과했다”면서 “하지만 서울신학대(0.54대 1) 침례교신학대(0.53대 1) 한신대(0.43대 1) 성결대(0.40대 1) 아세아연합신학대(0.28대 1) 등 정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대학원이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신대원 고시’로 불릴 정도로 경쟁률이 높았던 목회학석사 과정이 수도권 일부를 제외하고는 지원자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신대원 교학처협의회 측은 “미달한 학교도 2·3차까지 추가모집을 해 최대한 정원을 채우겠지만 매년 미달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면 결국 문을 닫는 신대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쟁률 하락으로 수준 미달의 목회자가 양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와 인터뷰한 대구 한 신대원 교수는 “인기있는 신대원도 지원만 하면 합격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자질이 부족한 사람까지 목사 안수를 받는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다른 신대원 교수도 “심지어 신대원에 와서는 안 될 것 같은 학생까지 진학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부담은 결국 교회와 교인이 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국민일보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신학교육부장을 지낸 박웅섭(하늘교회) 목사의 조언을 통해 “신대원의 강력한 구조조정과 함께 신학생 후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 BBC의 한국어 판인 BBC 코리아는 지난달 25일 성탄절 특집기사를 통해 “한국의 교회는 총 8만3000여개로 치킨집(8만7000여개)와 맞먹는 숫자이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출석 교인들이 줄면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 코리아는 생활고를 넘기 위해 택배기사와 용접공, 배달음식 라이더, 카페 아르바이트 등 이른바 ‘투잡’, ‘쓰리잡’을 뛰는 목회자들의 일상을 생생히 소개했다. 방송은 “지난 2017년 국민연금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 목회자의 평균 월수입은 202만원으로 4인가족 최저생계비의 4분의 3 수준이며 전체 교회중 80%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미자립교회”라고 소개했다.

모집 정원을 초과한 3개 신학대학원 가운데 하나인 합동신학대학원 전경. 다른 신대원은 모두 미달 사태를 겪고 있다./위키미디어 자료사진 Author 칼빈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