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공들이는 트럼프…이번엔 쿠바계 공략

피그만 침공 기념·쿠바에 신규 제재 발표…경합주 중 선거인단 최다

트럼프-바이든 박빙 승부…남미계는 52% 바이든, 39% 트럼프 선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에 대한 신규 제재를 발표하며 쿠바계 미국인 표심을 공략했다.

11월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플로리다주의 표심을 얻는 게 관건인데 미국에서 쿠바계 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 플로리다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미국의 피그만 침공에 참여했던 이들을 불러 기념 행사를 가졌다.

미국은 1961년 쿠바와의 외교관계를 끊고 피델 카스트로 정권 전복을 위한 쿠바 망명자들의 피그만 침공을 지원했으나 작전이 실패로 돌아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 여행자들이 쿠바 정부 소유 시설에 숙박하지 못하게 하고 쿠바산 술과 담배의 수입을 제한하는 신규 제재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달러가 쿠바 정권을 지원하지 않고 쿠바인들에게 직접 가도록 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행사와 신규 제재 발표는 쿠바를 탈출해 플로리다주에 정착한 이들의 표심을 겨냥한 것이다.

간접선거를 치르는 미국에서 플로리다에는 선거인단 29명이 걸려 있어 경합주 중 가장 많다. 대선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역인 것인데 2016년 대선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WP와 ABC방송이 이날 공개한 플로리다 여론조사에서는 투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권자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51%로 47%의 바이든 후보를 조금 앞섰다. 등록 유권자 중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지지 응답이 47%와 48%로 박빙이었다.

플로리다 지역 남미계 등록 유권자 중에서는 52%가 바이든 후보를, 39%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바이든 행정부는 카스트로 독재정권과 취약하고 한심하고 일방적인 합의를 해 쿠바인을 배신하고 공산주의 정권의 배를 불렸다”면서 “미국은 절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말할 수 없는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자유로운 쿠바가 곧 이뤄질 것이라고도 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치적인 쿠바와의 국교정상화를 비난하면서 민주당이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퍼뜨리고 있다는 식으로 비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플로리다 잭슨빌을 방문하는 등 플로리다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별세로 공석이 된 연방대법관 후보로 플로리다 출신의 쿠바계 바버라 라고아 제11연방고등법원 판사가 거론될 정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UPI=연합뉴스]